MB, 32년전 ‘현대맨’때 일관제철소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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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감회에 준공식 찾아 축하 메시지
“정몽구회장 리더십 높이 평가”

8일 열린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준공식은 이명박 대통령에게도 뜻 깊은 행사였다는 게 청와대 측 설명이다.

이 대통령과 철강의 인연은 197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초 박정희 대통령은 제2제철소(현 광양제철소)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재계에서는 포항제철이 사업권을 딸 것으로 내다봤지만 정주영 당시 현대그룹 회장이 인천제철(현 현대제철)을 인수하면서 판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정 회장은 현대그룹이 자동차 등 중공업 위주로 구성된 만큼 포철에 버금가는 대형 제철소를 확보해야 한다며 종합제철소 설립 계획안까지 마련했다. 이때 인천제철 사장으로 취임한 이가 당시 현대건설 사장이던 이 대통령이다. 정 회장의 분신이나 다름없었던 이 대통령은 종합제철소 설립 계획에서부터 깊숙이 관여하며 철강산업 진출을 적극 추진했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제2제철소가 포철로 넘어가는 바람에 정 회장은 분루를 삼켜야 했고, 이는 이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이 대통령은 그 후에도 1981년까지 인천제철 사장으로 있었다. 그에 앞서 1978년에는 한국철강협회 부회장을 지낸 바 있다. 이런 경력 때문에 이 대통령은 철강산업에 대한 남다른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았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8일 준공식 축사에서 “대한민국 철강산업의 새로운 미래가 열리고 있다”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정주영 회장이 생전에 못 이룬 꿈을 현실화한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에게 “미래를 내다보며 과감한 투자를 하여 오늘을 만들어낸 정 회장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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