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車할부업 합류… 금리 12%→6%대 될까

  • 동아닷컴
  • 입력 2010년 4월 9일 03시 00분



신한 이어 우리도 13일 ‘오토론’ 출시
우리, 6~7%대 저금리 승부수
캐피털-카드사 맞대응 주목


연 12%대의 자동차 할부 금리가 6%로 낮아질 수 있을까.

시중 은행들이 앞 다퉈 자동차 할부 시장에 진출하면서 자동차 할부 금리가 아주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시장 침체로 주택담보대출이 부진하자 은행들이 새로운 자금 활용처를 찾아 나섰기 때문이다. 캐피털사의 독무대이던 자동차 할부 시장에 은행들이 낮은 금리를 무기로 뛰어들면서 자동차 할부 시장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우리은행은 13일 자동차 할부 금융상품인 ‘우리V 오토론’을 내놓을 예정이다. 2월 18일 신한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자동차 할부 상품인 ‘마이카 대출’을 내놓은 뒤 시중 은행 중에서 두 번째로 뛰어드는 것.

당초 우리은행은 우리카드 이용고객에 한해 카드론 형식으로 대출해주고 이용금액의 1%를 캐시백 형태로 환급해줄 계획이었다. 하지만 비슷한 성격의 삼성카드 상품이 금융감독 당국의 지적을 받자 최근 ‘신용대출’ 형태로 상품 계획을 바꿨다. 우리은행은 연 6∼7%대로 1∼5등급 고객을 대상으로 3∼5년 할부 형태로 판매할 계획이다.

은행들이 왜 뒤늦게 자동차 할부 시장에 뛰어드는 것일까. 2월 출시된 신한은행의 ‘마이카 대출’은 6일 현재 총 448건으로 70억5300만 원의 대출실적을 올려 기대 이상의 인기를 끌었다.

무엇보다 기존 캐피털사 카드사 등 제2금융권이 주도하는 자동차 할부시장에서 은행들은 금리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자동차 할부 평균금리는 신차가 12.4%에 이른다. 반면 은행권에서는 6∼7%대 금리로 할부금융을 해줄 수 있다.

또 은행들이 올해 들어 주택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주택담보대출 실적이 크게 줄어 은행으로서는 어떻게든지 자금 활용처를 찾아야 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지난해 월평균 2조 원 이상 증가했으나 올해 들어서는 월평균 1조 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자동차 할부 금융시장은 총 13조661억 원. 전체 자동차 판매금액의 23.5%에 이르는 거대한 시장이다.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현대·기아자동차의 입지가 압도적이기 때문에 계열사가 할부금융도 사실상 지배해왔다. 2009년 자동차 할부금융에서 현대·기아차의 승용차를 담당하는 현대캐피탈과 현대상용차를 담당하는 현대커머셜의 점유율은 70%에 육박한다

하지만 앞으로 은행과 카드사가 뛰어들면서 현대캐피탈이 독주하던 자동차 할부금융시장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구입층은 대개 생활수준이 중산층 이상으로 안정적이어서 연체율이 낮고 자산건전성이 높은 것도 은행엔 매력포인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신용도가 높은 은행 고객들도 자동차를 구입할 때는 고금리의 캐피털사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저금리의 은행상품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며 “자동차판매 대리점이나 영업사원은 기존 계약회사들과 관계가 있기 때문에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은행들이 자동차할부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현대캐피탈도 대출상품의 30% 정도는 무이자나 저금리 상품을 판매하고 있고 금리 이외에 편리함이나 서비스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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