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할부금리 최고 13.9%… 국산차보다 3∼5%P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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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유모 씨(39)는 평소 갖고 싶었던 BMW ‘528i’ 모델(6890만 원)이 신(新)모델 출시를 앞두고 900만 원 정도 할인 판매된다는 소식에 매장을 찾았다. 남은 차량이 얼마 없다는 판매 사원의 이야기에 계약을 하려다가 할부 견적서를 보고는 그냥 나왔다. 구입할 때 차량 가격의 30%와 취득세, 등록세 등으로 2400만 원 정도를 낸 뒤에도 앞으로 3년 동안 매달 내야 되는 할부금이 143만 원이나 됐기 때문이다. 계산을 해보니 3년간 이자로 내는 돈만 1000만 원에 육박했다. 금리가 13.9%에 달했다.

이렇게 높은 할부 금리는 BMW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최근 일부 수입차 회사들은 신차를 들여오면서 본국보다 오히려 가격이 저렴하다고 선전하고 있다. 차량 가격만 놓고 보면 거품이 많이 빠졌다고 할 수 있지만 할부 금리까지 포함시키면 사정이 달라진다.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차 중 판매 상위 10개 모델의 할부 및 리스 금리를 확인한 결과 할부 금리는 연 11.9∼13.9%나 됐다. 자영업자나 전문직 종사자들이 세제혜택 때문에 주로 이용하는 리스 금리는 7∼9%였지만 실제로 부담해야 하는 금융비용은 할부와 거의 비슷했다. 이는 이자를 계산하는 방식에서 리스와 할부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가격이 5000만 원인 차량을 구입하면서 가격의 30%인 1500만 원을 차량 인도 시 지급할 경우 할부는 3500만 원을 기준으로 금리를 계산하지만, 리스는 그대로 5000만 원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결국 할부나 리스나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이에 따라 차를 살 때 차량 가격만 보고 할부 금리까지 꼼꼼히 비교하지 않는 점을 이용해 일부 수입차 회사들이 차량 가격을 낮추는 대신 높은 금리를 적용해 잇속을 챙기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수입차 회사 관계자는 “조달 금리가 높기 때문에 금리를 낮추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같은 수입차라도 딜러에 따라 금리가 조금씩 차이가 날 수 있으므로 잘 비교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산차는 수입차에 비하면 금리가 좀 낮은 편이다. 현대자동차 ‘쏘나타’를 차 값의 30%를 내고 3년 할부로 구입할 경우 금리는 연 8.75%다. 현대차는 금융수수료를 별도로 받기 때문에 실질 금리는 연 10%대 초반이다. 르노삼성자동차 ‘뉴 SM5’의 할부 금리는 연 8.0%다. 르노삼성은 금융 수수료를 별도로 받지 않는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