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품질 우위 얘기할수 없게 됐다”

  • 동아일보

日 ‘리콜 패닉’ 산업계 전체로 확산… 美 잠재고객 27% “도요타 안 살것”

“일본 자동차 전체의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 “일본의 모노즈쿠리 전통이 흔들리고 있다.”

도요타자동차에 이어 혼다자동차까지 대량 리콜을 발표함에 따라 일본 자동차업계를 비롯한 산업계가 심리적 공황에 빠졌다. 도요타차는 신차 발표회나 광고를 중지하는 등 자세를 바싹 낮췄지만 일본차에 대한 불신은 이미 판매 감소로 이어지는 등 후폭풍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일본 언론은 일본 자동차업계 1, 2위인 도요타와 혼다의 잇따른 리콜 발표를 “활활 타는 불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라며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마이니치신문은 11일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자동차업체는 안전과 고품질로 미국을 비롯한 세계시장을 석권해왔지만 더는 절대적인 품질 우위를 주장하기 힘들게 됐다”고 지적했다.

일본 언론은 특히 이번 리콜사태가 일본 자동차업계의 판매율 30%를 차지하는 미국에서 대량 발생한 점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일본차에 대한 여론이 안 좋은 상황에서 이달 말에 있을 미 의회 청문회까지 겹치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미 소비자들은 대량 리콜사태로 자신들이 소유한 도요타 자동차의 가치가 총 20억 달러 넘게 하락하는 손실을 입었다며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도요타의 지난달 미국 내 판매량은 9만879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8%나 감소했다. 지난해 1월은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자동차 판매가 극도로 위축됐던 시기로, 그때보다 오히려 판매가 줄어든 것이다. 이날 AP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자동차 전문웹사이트인 켈리블루북(KBB) 조사에서는 리콜 사태 이전에 도요타 자동차 구매를 고려했던 잠재 고객의 27%가 구매 의사를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차에 대한 반발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도요타는 일본 경제산업성이 주최하는 에너지절약대상 시상에서 대상 후보로 내정된 신형 프리우스의 수상을 자진 반려하고 신차 발표회도 취소하는 등 자숙 모드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도요타는 이번에 리콜 대상이 된 차량의 TV와 잡지 광고도 모두 내렸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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