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최우수 협력사 울산 세종공업 가보니

  • Array
  • 입력 2010년 2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품질상황실서 매일 아침 스탠딩회의
머플러 불량률 100만 개당 37개로
내구성-안전도 등 종합평가
품질 ★★★★★ 1호 뽑혀

세종공업 한상준 사장(왼쪽)이 ‘그랜드 품질 5스타 도전 모델 라인’으로 명명한 생산 라인에서 작업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그랜드 품질 5스타는 현대·기아자동차가 부품 품질이 글로벌 최고 수준에 도달한 협력회사를 선정하는 제도로 380여 1차 협력회사
중 세종공업이 유일하다. 울산=황진영 기자
세종공업 한상준 사장(왼쪽)이 ‘그랜드 품질 5스타 도전 모델 라인’으로 명명한 생산 라인에서 작업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그랜드 품질 5스타는 현대·기아자동차가 부품 품질이 글로벌 최고 수준에 도달한 협력회사를 선정하는 제도로 380여 1차 협력회사 중 세종공업이 유일하다. 울산=황진영 기자
《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해 3월 380여 1차 협력업체에 공문을 보냈다. 부품 품질 향상을 위해 2002년부터 시행 중인 ‘품질 5스타’ 제도를 한 단계 강화해 불량률 내구성 안전도 등 각종 항목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을 달성한 협력업체를 ‘그랜드 품질 5스타’로 인증하는 제도를 시행한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현대·기아차가 협력업체 공급 제품을 일일이 심사해 올해 초 그랜드 품질 5스타 1호로 뽑은 회사가 세종공업이다. 7일 현재 그랜드 품질 5스타 인증을 받은 업체는 이 회사가 유일하다.》

세종공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3956억 원으로 현대·기아차 1차 협력회사 중에서 규모가 큰 회사는 아니다. 하지만 1976년 창업 이후 머플러 등 배기계통 분야에만 집중해 이 분야 기술력에선 국내 최고를 자랑한다. 현대·기아차 차량의 70%가 세종공업이 만든 머플러를 장착할 정도다. 380여 협력회사 중 유일하게 그랜드 품질 5스타 업체로 선정된 비결이 궁금해 2일 울산 북구 효문동에 있는 세종공업을 찾았다.

울산공항에서 내려 승용차로 10분 정도 달리자 현대·기아차 1차 협력업체들이 밀집해 있는 효문공단이 나왔다. 공단에서 세종공업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회사 입구에 ‘경축 그랜드 품질 5스타 달성’이라는 대형 펼침막이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세종공업 품질 관리의 비결을 알고 싶다고 하자 이 회사 이석길 상무는 “품질의 모든 것이 결정되는 곳”이라며 공장 입구에 있는 ‘품질종합상황실’로 안내했다. 17m²(5평) 남짓한 이곳에서는 매일 오전 10시 한상준 사장이 직접 주재하는 스탠딩 회의가 열린다. 전날 작업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의 원인이 무엇이고,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를 논의하는 자리다. 문제의 원인이 생산라인에서 생겼다면 담당 직원이 불려오지만 부품 불량이 원인이라면 해당 부품을 공급한 협력회사 사장이 회의에 ‘소환’된다.

한 사장은 “처음에는 혼을 내는 정도지만 반복되면 ‘관련 부품을 다른 회사에서 공급 받아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협력업체 사장들로부터 받는다”며 “부품 공급을 못하면 회사가 문을 닫아야 하기 때문에 정신을 바짝 차린다”고 말했다. 세종공업의 불량률은 2007년 100만 개당 273개에서 지난해 37개로 줄었다.

품질 향상을 위해 직원들과 협력회사 사장들만 몰아붙이는 것은 아니다. 회사는 과감한 투자로 경쟁력 향상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 세종공업은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로 어려울 때도 품질 개선을 위해 100억 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 경제위기때도 100억 기술 투자 ▼

세종공업의 주력 생산제품인 머플러는 엔진에서 나오는 열과 배기가스가 차체 바깥으로 나가는 통로 구실을 한다. 단순해 보이지만 엔진 소음, 배기가스 배출량과 직결돼 있기 때문에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부품이다. 울산 공장 전체 직원 786명 중 연구소 인력이 95명에 이르는 것은 기술개발에 대한 이 회사의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세종종업은 지난해 상반기(1∼6월) 협력회사들이 어려움을 겪자 무이자로 30억 원을 운영자금으로 지원하기도 했다. 한 사장은 “도요타 리콜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부품 하나로 회사가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며 “세종공업도 부품의 74%를 협력회사에서 공급받기 때문에 협력회사의 경쟁력은 우리 회사 제품의 질을 좌우한다”고 지원 배경을 설명했다.

울산=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