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디자인으로 착한 기부’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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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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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넣은 상품 팔아 모금… 자선상품 개발 판매

제품 판매 수익을 전액 사회로 환원하는 ‘착한 상품’이 늘었다. 아직 연말 한정판 상품이 대부분이지만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며 앞으로 이 같은 상품들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 SK텔레콤의 스케줄러, GS칼텍스의 ‘하티’ 텀블러, 키엘의 ‘크렘 드 꼬르’ 한정판. 사진 제공 각 업체
제품 판매 수익을 전액 사회로 환원하는 ‘착한 상품’이 늘었다. 아직 연말 한정판 상품이 대부분이지만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며 앞으로 이 같은 상품들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 SK텔레콤의 스케줄러, GS칼텍스의 ‘하티’ 텀블러, 키엘의 ‘크렘 드 꼬르’ 한정판. 사진 제공 각 업체

소비자들의 구매 트렌드에 따라 기업의 기부 문화도 점차 변한다. 천편일률적인 ‘사진 촬영 후 성금 전달’ 방식에서 벗어나 연말 기부를 위한 제품을 만들어 기부금을 조성하는 기업이 늘었다.

이 같은 변화는 소비자들의 ‘착한 소비’ 열풍과도 연결된다. 단순히 가격이 저렴한 제품보다는 ‘얼마나 (도덕적으로) 좋은 기업에서 만들었나’를 중시하다 보니 기부를 위한 상품이 잘 팔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기업은 이미지를 높이면서 사회 기부를 할 수 있고, 소비자는 좋은 일을 하면서 연말에만 나오는 한정판 제품을 살 수 있어 ‘꿩 먹고 알 먹는’ 기부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SK텔레콤은 서울 중구 을지로 본사 내 ‘헬로 T’ 매장에서 이달 초부터 내년 2월까지 국내 유명 일러스트레이션 작가인 이달우 씨가 디자인한 눈사람 캐릭터 머그잔, 수첩 등을 팔고 있다. ‘헬로 윈터’라는 테마로 선보이는 이 상품의 판매금은 모두 사회복지단체에 기부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브랜드 고유 상품에다 디자이너의 개성을 더해 기부 상품이라는 선입견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정유업체인 GS칼텍스는 2006년부터 사회봉사단체 및 디자이너와 힘을 합쳐 연말 자선상품인 ‘나눔 상품’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첫해에 1만 개가 넘는 판매액을 올린 USB 메모리에 이어 MP3플레이어(2007년), 가습기인 러브 포트(Love Pot·2008년) 등을 판매해 왔다. 올해는 월드비전과 KAIST 디자인연구소 등과 함께 텀블러인 ‘하티(Heartea)’를 선보였다.

GS칼텍스가 선보인 ‘하티’ 텀블러는 자체적으로 온도를 감지해 내부 음료 온도에 따라 빨간색, 주황색, 파란색 등으로 텀블러 표면 색깔이 바뀐다. 하나에 2만5000원으로 전국 GS칼텍스 주유소 및 충전소에서 판매하며 전화 주문(080-414-4545)도 가능하다. 지난 4년 동안의 나눔 상품 판매수익금은 전액 저소득가정 어린이 143명의 교육 사업에 사용됐다.

외국계 화장품 브랜드 키엘도 이달부터 뉴욕 벽화예술의 거장인 커즈와 계약을 맺고 보습제품인 ‘크렘 드 꼬르’ 한정판 디자인 제품을 출시했다. 이 제품의 판매액 역시 전액 어린이 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다.

박혜란 SK텔레콤 브랜드전략실장은 “기부상품 판매는 소비자들의 ‘착한 소비’에 대응하는 기업들의 ‘착한 생산’에 해당한다”며 “앞으로도 수익금 기부 외에 신예 디자이너를 소개하는 등 기부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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