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몰 달구는 ‘추억의 상품’들

군밤장수 쓰던 귀달이 모자… 석유난로 닮은 전기난로…

양말-비누 등 복고 상품 젊은층들에게도 인기

‘난로, 군밤장수 모자, 무릎 양말….’

촌스럽거나 트렌드를 따르지 못해 기억에서 사라져가던 추억의 상품들이 올 겨울 들어 온라인 쇼핑몰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업그레이드된 디자인과 기능을 갖춘 복고 상품들이 디지털의 편리함(온라인 쇼핑)과 함께 아날로그적 감성도 동시에 누리려는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종합쇼핑몰 롯데닷컴에 따르면 스타킹을 주로 신는 20, 30대 여성들이 최근 각양각색의 디자인으로 새롭게 태어난 양말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양말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5% 넘게 상승했다. 이민경 롯데닷컴 패션의류팀 MD는 “2NE1과 포미닛 등 여성 보컬그룹이 가죽점퍼, 무릎까지 올라오는 니삭스 등 발랄한 ‘록 시크룩’을 주도한 데다 부츠의 계절이 되면서 각종 양말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비누 역시 피부의 보호막까지 제거해 얼굴을 건조하게 만든다는 이유로 얼마 전부터 세수를 할 때는 비누 대신 값비싼 폼 클렌징을 사용하는 여성이 크게 늘었지만 기능성 비누가 늘어나면서 세안용품 시장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롯데닷컴에서는 기능성 비누인 ‘빅토리아솝’의 올해 매출이 작년보다 130%나 증가하는 등 미용 비누가 인기를 끌고 있다.

또 과거 중장년층이 즐겨 쓰던 ‘귀달이 모자(또는 군밤장수 모자)’가 예상외의 좋은 판매실적을 보이고 있다. 촌스럽게 보이는 이 모자는 발랄한 디자인으로 변신해 옥션에서 하루 평균 100개가량 판매된다. 원통형 전기난로도 성공한 복고 아이템이다.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석유난로의 외관을 닮았지만 석유 대신 냄새가 나지 않고 화재의 위험이 낮은 전기를 사용한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 이 난로는 이달 들어 오픈마켓 11번가에서 매주 20% 이상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문유미 롯데닷컴 마케팅실 팀장은 “최근 살아남기 위한 복고상품의 치열한 전략이 고객의 눈길을 끈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