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로봇’이 재활용품 수거 척척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18일 03시 00분


■ 국내 첫 설치 매장 가보니
빈캔 넣자 압축 분리한 뒤 CO₂ 감소량 표시
이마트 등 10곳 시범 운영… 포인트 적립도

마시고 난 빈 음료 캔과 페트병을 자동으로 분리수거하는 ‘에코로봇’이 할인점에 도입됐다. 신세계 이마트는 17일부터 수도권 이마트 7개 매장과 에브리데이 3개 매장에 에코로봇 1대씩을 설치하고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서울 성동구 이마트 성수점에서 남선유 양(왼쪽)이 에코로봇에 빈 생수통을 넣고 있다. 박영대 기자
마시고 난 빈 음료 캔과 페트병을 자동으로 분리수거하는 ‘에코로봇’이 할인점에 도입됐다. 신세계 이마트는 17일부터 수도권 이마트 7개 매장과 에브리데이 3개 매장에 에코로봇 1대씩을 설치하고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서울 성동구 이마트 성수점에서 남선유 양(왼쪽)이 에코로봇에 빈 생수통을 넣고 있다. 박영대 기자
“엄마, 이렇게 넣으면 되는 거예요?” 남선유 양(5)이 고사리 손으로 빈 생수통을 낯선 기계에 넣자 바로 덜커덩거리며 압축하는 소리가 들린다. 뒤이어 기계에 설치된 액정표시장치(LCD)에는 ‘이산화탄소(CO₂) 감소량 140g’이라는 표시가 나타났다. 어머니인 최근영 씨(37·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OK캐쉬백’ 포인트카드에는 10포인트가 적립됐다. 17일 서울 성동구 성수2가 이마트 성수점에서 만난 최 씨는 “자주 오는 마트에 페트병 자동수거 로봇이 생겼다고 해서 사용해 봤다”며 “생각보다 포인트 적립도 많고 아이 교육에도 좋을 것 같아 앞으로도 종종 사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내 유통업체 최초로 재활용품을 자동으로 수거하고 포인트로 바꿔 주는 ‘에코로봇’이 등장했다. 신세계 이마트는 17일부터 성수점과 은평점, 목동점 등 수도권 이마트 7개 점포와 대기업슈퍼마켓(SSM)인 에브리데이 3곳에 에코로봇 10대를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 에코로봇에 빈 캔이나 페트병을 넣으면 개당 OK캐쉬백 10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이미 유럽이나 일본 등 ‘환경선진국’에서는 에코로봇 사용이 활성화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학교나 지하철역, 공공기관 등을 중심으로 에코로봇이 설치돼 있어 지나가면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흔히 ‘재활용 쓰레기’로 내버리는 페트병이나 알루미늄캔을 포인트로 바꿀 수 있어 호응이 좋다. 국내에서는 광주 남구가 에코로봇을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이 기계를 생산한 ㈜탑랭커의 김상철 부사장은 “그동안 공병은 소비자 환급을 받을 수 있었지만 페트병이나 캔은 소비자 입장에서 환급받을 방법이 없었다”며 “자동으로 캔과 페트병의 종류와 색깔, 수거방법 등을 구분해 사람이 일일이 선별하는 과정을 없앨 뿐 아니라 포인트 적립까지 가능해 호응이 좋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세계 이마트는 이 기계를 대당 1500만 원에 구입했다. 올해 10개 점포에서 시범 운영해보고 반응이 좋으면 내년에 전국 130여 개 이마트에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자원 재활용의 중요성을 알리고 환경 체험을 강조한다는 의미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별도의 포인트를 만드는 것도 준비하고 있다.

장중호 이마트 상무는 “에코로봇은 비닐 쇼핑백과 행사 전단 없애기에 이은 새로운 환경 경영 활동”이라며 “고객들에게 자원 재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매장에 에코로봇 도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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