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날개 단 금융… ‘모바일 카드’ 시장 커진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12일 03시 00분


SK텔레콤, 하나카드 지분 49% 4000억 원대에 인수 최종 합의

《국내 1위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이 하나카드와 손잡고 신용카드 사업에 진출한다. SK텔레콤은 하나카드 지분 49%를 4000억 원대에 인수해 하나카드를 공동 경영하기로 하나금융지주와 최종 합의했다. 이에 따라 현대인의 필수품인 휴대전화와 신용카드가 융합된 혁신적 금융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 SK텔레콤, 하나카드 공동 경영

하나금융지주는 11일 이사회를 열고 하나카드가 신주 5760만 주(지분 49%)를 유상증자하면 SK텔레콤이 이를 4000억 원대에 매입한다는 내용의 ‘하나카드 전략적 투자자 제휴의 건’을 의결했다. SK텔레콤도 14일 이사회를 열어 관련 안건을 승인할 예정이다.

이번 제휴는 하나카드 전체 지분의 49%를 취득하는 SK텔레콤이 2대 주주로 경영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두 회사는 공동 경영을 위해 같은 수로 경영진을 구성하기로 했다. 또 앞으로 유통업체와 제휴할 때는 지분참여를 허용하지 않고 전략적 업무제휴만 하기로 해 경영권을 보호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본부장급을 비롯한 100여 명의 임직원을 하나카드에 배치할 계획이다.

○ 5년 내 ‘톱3’ 카드사 목표

하나카드와 SK텔레콤이 전략적 자본 제휴에 합의한 것은 신성장동력을 찾던 두 회사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회원 550만 명, 시장점유율 7%로 업계 하위권인 하나카드는 SK텔레콤의 막대한 자금력과 고객 기반, 마케팅 파워를 활용해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6월 말 현재 SK텔레콤의 회원은 2383만 명이고 OK캐쉬백 회원은 3000만 명으로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1400만 명)의 2배가 넘는다. 특히 하나금융지주로서는 이번 지분 매각으로 내년부터 본격화될 은행권 인수합병(M&A)을 위한 ‘실탄’을 확보하게 됐다.

하나카드는 SK텔레콤과 연계해 2014년까지 회원 1000만 명, 시장점유율 12%에 이르는 국내 3대 카드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 모바일 카드 시대 본격화될 듯

업계에서는 국내 1위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이 카드 시장에 뛰어들면서 카드와 통신을 융합한 금융서비스가 활성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휴대전화에 신용카드 기능이 들어간 ‘모바일 카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은 3세대(3G) 휴대전화 가입자인식칩(USIM)에 여러 개의 신용카드와 할인쿠폰, 멤버십 카드 기능을 넣어 쓰는 모바일 결제서비스를 내년부터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모바일 카드는 휴대전화로 카드결제를 하는 것은 물론 휴대전화 위치정보 서비스를 통해 할인 혜택이 있는 주변 음식점을 알려주고 즉석에서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재 모바일 카드를 구현하는 기술력은 모두 갖췄지만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 기반이 부족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보우 단국대 경영대학원 교수(신용카드학)는 “통신과 금융의 융합은 소비자들에게 결제 접근성과 편리성을 높여주고 통신 및 금융계에는 새로운 거대 시장을 열어준다”며 “이런 추세에 따라 카드사와 통신사의 결합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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