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을 말하세요, 다 만들어 드립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22일 20시 46분


코멘트
'서랍의 핸들을 가볍게 누르기만 해도 서랍이 쉽게 열리는 김치냉장고, 체온에 따라 색이 변하는 유아용 내의….'

까다로운 소비자들의 불만과 불편을 제품 개선 아이디어로 활용한 이른바 '지니테크(Genie Tech)' 제품들이 인기다. '지니테크'란 소원을 들어주는 동화 속 램프의 요정 '지니(Genie)'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

삼성전자는 묵직한 김치 냉장고 문을 여닫는 데 불편함을 호소하던 주부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오토 클로징'과 '이지 핸들' 기술을 장착한 지펠 아삭 김치냉장고를 8월에 내놓았다. 올해 초 소비자 만족도 조사에서 상당수 주부들이 "김치와 식품이 가득 들어 있는 스탠드 형 김치냉장고의 아래쪽 서랍 칸을 여닫기가 힘들다"는 불편을 쏟아낸 것이 계기였다. 이에 따라 보완된 제품에는 김치냉장고 서랍을 살짝만 밀어도 자동으로 서랍이 닫히는 '오토 클로징' 기능과 서랍의 핸들을 가볍게 누르면 서랍이 앞으로 튀어나오도록 고안된 '이지 핸들' 기능이 추가됐다. 소비자들의 '소원'을 들어준 이 제품은 출시 한 달 만에 4200대가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대우일렉의 '클라쎄' 김치냉장고는 투명 재질의 '파워 크리스털 용기'를 사용한다. 매번 뚜껑을 열어보지 않아도 내용물을 확인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비자들의 바람을 반영한 것. 새로운 용기를 사용함으로써 어떤 종류의 김치가 어떤 상태로 보관돼 있는지 투명 재질을 통해 한 눈에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아가방앤컴퍼니가 최근 선보인 '에뜨와 카멜레온 내의 시리즈'는 아기 체온에 따라 색깔이 변한다. 의사소통이 어려운 아기의 몸 상태를 부모가 쉽게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제품이다. 온도에 반응하는 특수 날염을 사용해 만든 이 제품은 상온에서는 연두색을 띠고 있지만 20도 이상의 열이 가해지면 점점 색이 옅어지다가 건강한 아기의 평균 체온인 섭씨 37도를 넘어서면 흰색으로 변한다. 최근 신종인플루엔자A(H1N1)등으로 불안한 부모의 심리를 겨냥했다.

청소나 설거지를 가급적 간단히 하기를 희망하는 주부들의 생각을 담은 지니테크 제품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크룹스의 '에스프레제리아 XP7200'은 자동세척기능이 포함된 전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이다. 버튼만 누르면 세척과 헹굼은 물론 물때까지 자동으로 제거해준다.

삼성전자 지펠 상품기획팀 채인아 차장은 "소비자들이 제품 디자인과 기능에서 느끼는 작은 불편사항이나 바람을 반영해 개선한 제품이 히트상품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 많은 기업들이 소비자 불편사항을 적극적으로 찾아내 기능을 개선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추세다"라고 설명했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