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국민소득 4년전 수준 추락

  • 동아일보

한은, 올해 1만7100달러 추산

내년엔 2만달러 복귀 가능

올해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4년 전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올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1만7100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고 16일 밝혔다. 연간 실질 경제성장률을 0% 안팎, 물가상승률을 2.7∼2.9%, 연평균 원-달러 환율을 1270원대로 각각 가정하고 계산하면 올해 명목 GNI는 원화 기준 1059조4941억 원, 미국 달러화로는 8342억 달러가 된다. 이를 통계청의 올해 추산 인구 4875만 명으로 나누면 1인당 GNI가 1만7100달러(약 2170만 원)로 추정된다.

이 같은 1인당 소득은 지난해에 비해 원화 기준으로는 2.5% 증가하지만 달러 기준으로는 11%나 줄어드는 것이다. 지난해 1인당 GNI는 1만9231달러(약 2120만4000원)였다.

2001년 1만631달러였던 1인당 GNI는 매년 꾸준히 올라 2007년 2만1695달러를 기록하며 ‘1인당 소득 2만 달러’를 달성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로 1인당 GNI가 11.4% 급감한 뒤 올해도 비슷한 속도로 떨어졌다.

최근 2년간 1인당 GNI가 크게 줄어든 것은 경기침체로 국민소득은 정체된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올랐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원화 가치는 하락) 달러화로 표시한 국민소득이 크게 줄었다”면서 “자국 통화 가치가 떨어지면 일반적으로 그 나라 국민의 구매력은 그만큼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2007년 달러당 929.16원까지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은 2008년 1103.36원으로 18.7% 급등했으며 올 들어 10월까지 평균 환율(1299.39원)도 지난해보다 17.8%나 오른 상태다.

하지만 2010년 한국 경제가 4%대 성장을 달성하고 원-달러 환율도 안정된다면 1인당 소득도 2만 달러로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 경제성장률 3.9%, 평균 원-달러 환율 1130원, 물가상승률 2.0% 등을 토대로 내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2만223달러로 전망했다. GNI는 GDP에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을 더해야 하지만 1인당 GNI도 2만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이 연구소는 보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내년 원-달러 환율이 평균 1120원대로 내려갈 경우 1인당 GNI를 2만300달러로 예상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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