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식에 전체 자산의 대부분을 투자해 사실상 ‘중국펀드’와 다름없다는 비난을 받아 온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사이트펀드’가 중국 투자 비율을 50%대까지 크게 낮췄다.
미래에셋운용은 6일 공개한 ‘미래에셋인사이트혼합형자투자신탁1호’의 올 3분기 운용보고서에서 이 펀드의 중국(홍콩) 투자비율이 2분기 80.4%에서 3분기 53.9%로 26.5%포인트 줄었다고 밝혔다.
인사이트펀드는 미래에셋운용이 “특정 지역에 한정하지 않고 수익을 찾아 투자대상을 자유롭게 옮긴다”는 전략을 내세워 2007년 10월 출시한 해외주식형펀드로 설정 직후 한 달간 4조 원의 투자자금을 끌어들이며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익률이 ‘반 토막’ 나면서 투자자들의 원성이 커지기 시작했다. 특히 “전 세계를 투자 대상으로 삼는다”는 회사의 기존 전략과 달리 증시가 고점 대비 ‘4분의 1토막’이 난 중국에 자산의 60∼80%를 투자해 ‘몰빵’ 투자나 다름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인사이트펀드는 중국 투자비중을 줄이면서 한국 러시아 등 다른 신흥(이머징) 국가 비중을 대폭 늘렸다. 한국 투자비율은 올 2분기 9.34%에서 19.34%로 10%포인트 급증했고 러시아(1.57%→10.04%), 인도(0.00%→3.82%), 미국(0.00%→1.67%) 등도 비율이 늘어났다.
보고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이 세계 경제의 중심축이 될 것이란 생각에는 변화가 없고 이는 펀드의 장기 자산배분에 중요한 고려대상”이라며 “다만 주가 움직임이 경제 펀더멘털과 달리 글로벌 유동성 흐름에 따라 급격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중국 증시가 다른 이머징 국가들에 비해 어느 정도 고점에 왔다는 판단 때문에 중국 비중을 줄였다”며 “다만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중국비율을 이전처럼 80% 이상으로 다시 올릴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중국 펀드의 투자대상이 집중돼 있는 홍콩 증시의 H지수는 지난해 10월 한때 5,000 밑으로 추락했지만 지금은 13,000까지 상승한 상태다.
‘미래에셋인사이트혼합형자투자신탁1호(종류A)’의 설정 후 수익률은 5일 현재 ―25.08%다. 비록 여전히 크게 원금이 손실 난 상태지만 중국 증시의 급등으로 금융위기 직후보다는 상당 수준 회복됐다. 미래에셋운용 측은 “이 정도 수익률은 러시아나 일본 등 다른 유형의 해외주식형펀드들과 비교하면 양호한 편”이라고 말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