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레드아이족을 잡아라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27일 13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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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여행족(族)을 잡아라'

항공업계에서는 오후 8시가 넘는 시간대에 출발하는 항공편을 주로 이용하는 심야 여행족을 가리켜 '레드 아이(Red eye·충혈된 눈)'족이라 부르기도 한다. 늦은 오후 출발 항공편을 이용하면 출발 당일에도 회사 업무를 마치고 공항으로 이동할 수 있는데다 비행 중에 잠을 잘 수 있어 숙박비를 줄일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20~30대 젊은 여행족들을 중심으로 인기가 높다.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에 취항 중인 국내외 항공사들 가운데 오후 8시 이후 출발하는 항공편을 편성하는 항공사들이 늘고 있다. 금요일 오후 8시 이후 인천공항을 출발하는 항공편은 50편에 이른다. 항공업계 성수기인 연말이 다가오면서 많은 항공사들이 심야에 출발하는 항공기를 증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항공은 올해 5월부터 인천~터키 이스탄불 노선의 출발 시간을 기존 오전 11시에서 오후 11시 55분으로 바꿨다. 최근 터키를 찾는 젊은 여행객들이 느는데다 터키를 경유해 유럽으로 가는 여행객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아예 심야 늦은 시각으로 시간대를 옮겼다. 김세진 터키항공 마케팅 담당 과장은 "항공편 출발 시간대를 바꾼 후 젊은 여행객 수가 크게 늘었다"며 "휴가 일정이 빡빡한 직장인이나 대학생들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대한항공도 인천~미국 라스베가스 항공편을 매주 월·수·금요일 오후 9시 40분에 출발해 현지 시간으로 오후 3시 경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운항하고 있다. 또 신혼여행지로 인기가 높은 인천~미국 호놀룰루 구간은 결혼식 시간대를 고려해 오후 8시 10분에 출발한다.

유럽이나 미주 지역보다 비교적 거리가 가까운 동남아시아 지역에 취항하는 항공사들도 늦은 오후에 출발하는 항공편을 늘리고 있다. 세부퍼시픽항공은 인천~필리핀 마닐라, 인천~필리핀 세부 노선을 각각 오후 9시 35분, 오후 10시 5분에 출발하고 있다. 타이항공도 인천~태국 방콕 노선을 오후 9시 25분에 출발하는 항공편을 운항 중이다. 중국 헤이룽장(黑龍江) 성 하얼빈(哈爾濱) 시에 매일 운항 중인 중국남방항공도 직장인과 여행객 수요를 감안해 오후 6시대에 운항하던 항공편을 화요일과 토요일에는 오후 9시 5분으로 출발 시간대를 늦춰 운항 중이다.

정효진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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