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원 넘는 고가株도 옥석 가려야”

  • Array
  • 입력 2009년 10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4개→9개로 1년새 배이상 늘며 화려한 복귀
가치주 vs 실적주… 경기따라 등락폭 달라져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위축됐던 ‘고가주’들이 코스피시장에 화려하게 복귀하고 있다. 금융위기로 코스피가 938.75까지 떨어졌던 지난해 10월 24일 4개에 불과했던 고가주는 19일 현재 9개로 배 이상 늘었다. 지수가 2,000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7년 10월 31일(11개)에 육박하는 규모다.

고가주는 주당 가격이 50만 원을 넘는 주식. 하지만 현재 주가가 높다고 해서 ‘비싸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문제는 주식의 가치와 실제 가격의 격차다. 그렇기 때문에 고가주 중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고가주는 가치주가 많아

고가주 중에는 통상 ‘가치주’로 불리는 주식이 많다. 하지만 가치주 가운데도 이미 성장주 대접을 받는 주식도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대표적이다. 이 주식은 100만 원이 넘는 목표주가를 내놓은 증권사가 4곳이나 된다. 하지만 이 종목은 통상 가치주의 주당순자산비율(PBR)이 1배 정도인 것과 달리 3배가 넘는다. 중국 시장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받은 것. 그러나 최근 주가는 5일 84만7000원으로 단기고점을 찍은 뒤 19일 80만5000원으로 약세다. 키움증권 손윤경 애널리스트는 “화장품 분야에서 예상을 넘는 수익을 낸 데다 경기가 좋아지면서 녹차 등 생활용품 관련 이익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반면 한 가치투자자는 “이미 시장에서 프리미엄을 받는 종목이라 선뜻 투자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은 대표적인 가치주. 롯데제과는 주당순자산이 올 6월 기준으로 132만 원이다. 롯데라는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제로로 놓고 봐도 주가(124만7000원)가 장부가치보다 싸다. 주가가 82만6000원인 롯데칠성은 목표주가를 100만 원 이하로 내놓은 증권사가 한 곳뿐이다. 음료시장의 경쟁이 치열하고 주류사업에 진출하면 대규모 투자비용이 든다는 약점이 있지만 롯데쇼핑 롯데삼강 등 계열사 지분가치를 빼고도 PBR가 1배 이하일 정도로 저평가를 받고 있다.

영풍 태광산업 남양유업은 애널리스트들의 분석대상이 아닌 가치주 종목이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라는 점을 감안하면 58만5000원인 현재 주가가 그리 비싸지 않다는 평이다. 한국밸류자산운용 이채원 부사장은 “가치주는 주식의 내재가치와 주가의 격차가 큰 종목에 투자해 오래 기다려야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 경기 순환주들은 4분기 뒤 실적 중요

고가주 가운데 경기에 크게 영향을 받는 종목이 삼성전자와 포스코다. 얼마 전까지 ‘꿈의 100만 원대’에 진입하리라던 삼성전자는 19일 75만1000원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150원대까지 떨어지자 환율효과에 대한 의문이 고개를 들면서 4분기 이후 실적의 불투명성 등이 주가를 떨어뜨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투자증권이 목표주가를 120만 원으로 올리는 보고서를 내는 등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은 밝다. 우리투자증권 박영주 연구위원은 “반도체 사이클이 상승국면에 올랐기 때문에 환율효과를 상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스코는 최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4일 연속 올라 13일보다 10% 넘게 상승했다. 내년에도 철강제품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서 원료 수입에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HMC투자증권 박현욱 연구위원은 “4분기 영업이익 증가폭이 경쟁사보다 클 것으로 기대된다”며 “내년 1분기까지는 주가가 상승추세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