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9년 10월 1일 02시 48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토요일인 지난달 26일 밤 서울 마포구 서교동 ‘상상마당 라이브홀’이 젊은 열기로 들썩였다. 홀을 가득 메운 관객 400여 명은 더블유앤웨일(W&Whale), 크라잉넛, 요조, 국카스텐, 킹스턴 루디스카, 포니, 안녕바다 등 국내 밴드들이 선보인 무대에 열광했다. 이날 공연은 패션 브랜드 갭(GAP)이 주최한 라이브 콘서트.
제2의 언어인 ‘음악’으로 브랜드 친밀감을 높이는 ‘뮤직 마케팅’이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갭 마케팅팀은 “물건을 구입할 때 브랜드 친밀감의 영향이 상당하다. 기업으로선 소비자와 친구 되기가 목표인데, 음악은 자연스럽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매력적인 도구”라고 해석했다.
○ 브랜드 이미지 높이고
체형에 딱 붙는 청바지 라인을 최근 선보인 갭은 ‘Born To Fit(본 투 핏)’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새로운 마케팅을 시도했다. 신선한 이미지의 일렉트로닉 팝 밴드 더블유앤웨일과 손잡고 ‘Born To Rock(본 투 록)’이라는 음반을 발표한 것. 갭은 청바지가 지닌 젊은 감성을 펑크 리듬으로 표현한 노래로 주 소비층인 20, 30대를 공략하고 나섰다. 디지털 싱글로 제작된 이 음반은 디지털 세대의 특성에 맞게 인터넷 음원 유통사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전파되고 있다. 뮤직비디오에도 브랜드를 직접적으로 노출하지 않고 갭의 의상을 입은 밴드를 출연시켜 마케팅 효과를 높였다.
편집 음반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인터넷서점 예스24는 최근 ‘책 읽어주는 음악’이란 편집음반을 선보였다. 독자들의 인터넷 투표 결과를 반영해 앙드레 가뇽, 야니, 짐 브릭먼 등의 연주곡을 담아냈다.
커피 전문점 할리스는 커피 마실 때 듣기 좋은 음악이란 주제로 ‘프레시 커피 로맨틱 스페이스(Fresh Coffee Romantic Space)’ 음반을 내놓았다. 대중적이진 않지만 감성을 자극하기 좋은 일렉트로닉, 보사노바 등 15곡을 담았다. “매장을 찾는 20, 30대 고객의 성향에 맞춘 음반”이란 게 할리스 측 설명이다.
스타벅스는 7월부터 일부 매장에서 커피와 어울리는 음반을 판매하고 있다. 박찬희 홍보팀장은 “전국 35개 매장에 청음기를 설치해 음악을 감상할 수 있게 했는데, 문화공간이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고 전했다.
○ 소비자와 친밀감도 높이고
정기적으로 공연을 선보이는 기업도 있다. 현대카드는 뮤직 마케팅의 일환으로 매년 ‘현대카드 슈퍼콘서트’를 연다. 그동안 비욘세, 빌리 조엘, 플라시도 도밍고 등 세계적인 음악가의 무대가 마련됐다. 포스코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포스코센터에서 매달 ‘포스코 음악회’를 개최한다. 콘서트, 뮤지컬, 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으로 지역 주민들과의 유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 밖에 CF에서 뮤직 마케팅의 효과가 두드러진다. 휴대전화 광고에서 뮤직비디오 형식을 고수해온 삼성전자는 최근에도 가수 손담비와 애프터스쿨을 등장시킨 ‘아몰레드 송’을 선보였고, LG전자도 그룹 빅뱅과 2NE1이 함께 부른 ‘롤리팝 송’으로 인기몰이를 했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