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디자인 엔지니어 돼 방한한 교포2세

  • 입력 2009년 8월 14일 19시 07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솔직히 한국 차들을 보면 별 느낌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한번 타보고 싶다는 느낌을 주는 차들을 거리에서 많이 봤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를 만드는 다임러그룹의 디자인 엔니지어 박진태 씨(32)는 한국에 온 소감을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한국어는 약간 어눌했다. 그는 파독 광부와 파독 간호사를 부모로 둔 재독 교포 2세다. 독일에서도 '진태'라는 한국식 이름을 쓰고 있지만 스스로는 자신을 '한국을 사랑하는 독일인'이라고 여기고 있다.

재외동포재단 주최로 10~13일 열린 '2009 세계한인차세대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그를 11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일보사 본사에서 만났다. 세계한인차세대대회는 1999년부터 각국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한인 2세를 매년 한국으로 초청해 한국과 친밀감을 쌓게 하는 행사. 올해는 24개국에서 80여 명의 한인 2세를 초청했다. 박 씨는 "다른 한인 2세들과 네트워크를 쌓고 싶어 참여했다"며 "민족주의적이라거나 편협한 행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씨는 다임러그룹에서 벤츠 'S클래스'의 내부 공간을 설계하는 디자인 엔지니어 40여 명 중 한 명이다. 개발 초기에 안전과 효율을 고려해 전체적인 '틀'을 짜는 작업이다. 그는 대학 때부터 자동차공학을 전공했고 세계적인 회사에서 일하고 싶어 다임러그룹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한국 차 중에서 특히 기아자동차 '쏘울'의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며 "소형차면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 굉장히 신선하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번 세계한인차세대대회에서는 한국의 엔지니어들을 만날 기회를 만들어주면 더 좋겠다"고 덧붙였다.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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