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 대우건설 다시 판다

  • 입력 2009년 6월 28일 19시 37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한 지 3년 만에 시장에 되팔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국내 최대규모 인수합병(M&A)으로 관심을 모았던 대우건설의 처리는 결국 원점으로 돌아오게 됐다. 금호그룹이 이 같은 결정을 하게 된 것은 4조 원 가량의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이는 '풋백옵션(투자자가 기업 측에 약정한 가격대로 주식을 되팔 수 있는 권리)' 계약 때문이다.

금호그룹은 28일 "대우건설 풋백옵션 문제를 완전하게 해소하기 위해 대우건설을 계열사에서 분리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금호그룹은 대우건설 지분의 32.5%를 보유하고 있으며 재무적 투자자들이 39.6%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매각 규모 및 방법은 시장 상황에 따라 △재무적 투자자가 보유한 지분(39.6%)과 경영권을 묶어서 파는 방안 △지분 50%+1주를 매각 △그룹과 재무적 투자자의 보유 지분 전량(72.1%) 처분 등이 거론되고 있다.

2006년 6월 미래에셋 등 18개 재무적 투자자와 함께 자산관리공사로부터 대우건설을 인수한 금호그룹은 당시 투자자들에게 올해 말까지 대우건설 주가가 3만1500원을 밑돌 경우 그 가격에 주식을 되사들이기로 풋백옵션을 체결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금융 위기 등의 영향으로 대우건설 주가가 1만2000원 대에 머무르자 금호그룹은 4조 원 가량의 자금을 마련해야할 처지가 됐다. 대우건설의 26일 종가는 1만2850원이었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제3의 투자자를 통해 풋백옵션을 해결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이 방법이 그룹 전체의 재무건전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대우건설을 매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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