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클리닉]산업기기 생산업체 모던엔지니어링

  • 입력 2009년 6월 26일 02시 51분


모던엔지니어링 이용현 사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25일 직원들과 함께 생산시설 점검에 나섰다. 모던엔지니어링은 2년 동안 ‘회사 체계화’를 위해 노력한 결과 올해 매출액 50억 원을 노리고 있다. 사진 제공 모던엔지니어링
모던엔지니어링 이용현 사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25일 직원들과 함께 생산시설 점검에 나섰다. 모던엔지니어링은 2년 동안 ‘회사 체계화’를 위해 노력한 결과 올해 매출액 50억 원을 노리고 있다. 사진 제공 모던엔지니어링
제품 만들기만 할 뿐 관리시스템 없어
“현장이 바뀌어야 회사도 바뀐다” 교육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 박해준 자문위원은 지난해 5월 경기 광명시의 산업기기 생산업체인 모던엔지니어링을 방문하고 적지 않게 놀랐다. 1996년 설립된 연매출액 30억 원 규모의 업체였지만 생산 및 관리 시스템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종업원 11명이었던 이 공장은 사람이 부족해 각자 ‘자기 할 일’ 하느라 바빴다. 생산 현장의 기본인 5S(정리, 정돈, 청소, 청결, 안전준수)도 지켜지지 않았다. 심지어 회사 대표인 이용현 사장도 전체적인 관리보다 생산 현장에 매달렸다.

“하루하루 물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목적이라면 그래도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회사가 한 단계 발전하기 위해서는 생산보다 그 생산 현장을 관리하는 일이 더 중요합니다.” 그때부터 ‘중소기업 바꾸기’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일단 작업 현장 개선 교육부터 시작했다. 모든 사원을 불러 놓고 왜 작업 현장을 개선해야 하는지 설명하고 납득시켰다. 이전까지만 해도 완성품 검사에 그치던 현장 검사를 모든 부품으로 확대했다. 현장이 바뀌어야 회사가 바뀐다는 것을 전 직원이 이해할 때까지 교육이 진행됐다.

이 사장은 “당시 자문하면서 들었던 가장 중요한 조언이 ‘사장 혼자서 일하지 말라. 사장이 일하면 회사가 망한다’는 것이었다”며 “그때 교육 이후 회사의 시스템을 만들어나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일단 사람부터 뽑았다. 인건비를 줄여서 원가 절감을 하는 것보다 생산 관리 인력을 채용하고 회사 틀을 만드는 것이 훨씬 급선무였다. 인원이 늘어나고 관리 인력이 생긴 후 생산성도 향상됐다. 지금 모던엔지니어링 직원은 총 27명. 올해 매출은 50억 원까지 기대하고 있다.

6개월의 자문 기간 중 2개월을 인원 보충과 시스템 정비에 사용한 다음 기술개발에 나섰다. 기술보증기금에서 심사하는 혁신형 중소기업(이노비즈 기업)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다행히 회사가 준비 중인 특허가 하나 있었다.

박 위원은 “이노비즈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특허와 자체 연구소는 필수”라며 “자체적인 연구소를 설립하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만든 연구소는 뜻밖의 소득도 올렸다. 그동안 기술 아이템은 있는데 자금이 달려 시도하지 못했던 기술을 공동 연구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모던엔지니어링은 현재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차세대 기술인 플라스마 용융로 관련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 1월엔 이노비즈 기업 인증도 획득했다.

매출 30억-직원 11명 규모는 있지만
‘자기 일’ 바빠 시스템 뒤죽박죽
제도 정비하고 인력 보충하니 매출↑

전국경제인연합회에 자문한 이 사장은 국내 중소기업들에 가장 필요한 것이 ‘정보’라고 말한다.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자금이나 세제 혜택 등도 ‘몰라서 못 받는’ 중소기업이 훨씬 많다는 의미다. 이 사장은 “이노비즈 기업 선정이나 정부 지원절차를 설명해 주는 것만으로도 중소기업들에 큰 도움이 된다”며 “현장에서 발로 뛰면서 홍보하는 정부 인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런 측면에서 민간 기관이 중소기업에 하는 조언이 큰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모던엔지니어링은 올해 인턴사원을 6명 뽑았다. 그 전까지는 인턴을 채용하면 정부 보조금이 매달 80만 원 나오는 것을 몰랐다고 한다. 이 사장은 “이런 작은 부분에서 정부 정책을 시작하는 게 가장 중요한 중소기업 지원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단순한 광고나 홍보보다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이 어디인지 알리는 것도 좋은 지원”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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