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업계 “홀대했던 ‘낀’세대 잘 입히자”

  • 입력 2009년 4월 24일 03시 01분


하이틴-시니어 브랜드 강화

20, 30대 고객에게 ‘다 걸기(올인)’하던 의류업체들이 최근 하이틴(16∼19세)과 시니어(40∼60세) 세대에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들 세대는 이른바 ‘낀’ 세대로 여겨져 크게 주목받지 못하던 고객층이지만 불황에도 씀씀이가 상대적으로 줄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면서 새로운 ‘블루오션’ 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10대 몸에 꼭 맞는 전용 사이즈

롯데백화점은 최근 시장조사를 벌인 결과 하이틴을 타깃으로 한 전용 브랜드가 없어 불편하다는 중고교생 고객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들은 브랜드 대부분이 10대 이하를 위한 아동복이거나 20대 이상을 위한 영캐주얼로 나뉘어 있어 사 입을 만한 옷이 많지 않다는 것.

특히 키가 큰 여학생들은 여성 표준 사이즈 중간 크기인 90 사이즈와 가장 큰 크기인 95 사이즈가 모두 맞지 않는 게 문제였다. 반면 왜소한 남학생들은 가장 작은 남성 표준 사이즈인 95보다 반 치수 작은 사이즈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이 내놓은 해결책은 10대 성장과정 및 체형에 맞춰 만든 ‘92 사이즈’. 90 사이즈와 95 사이즈의 중간 크기로 키 165∼170cm의 10대 남녀를 대상으로 만들었다. 이미 폴햄 등 일부 캐주얼 브랜드에 이 사이즈를 도입하도록 한 롯데백화점은 향후 다른 브랜드에도 신규 사이즈를 적용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캐주얼의류 담당 성기환 수석 상품기획자(CMD)는 “불황에도 부모들이 웬만하면 용돈은 줄이지 않다 보니 10대 고객의 소비가 상대적으로 늘고 있다”며 “요즘 10대 사이에선 날씬하게 보이게 입는 것이 유행이라 헐렁하거나 꽉 끼지 않고 꼭 맞는 사이즈를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엄마들을 위해

역시 ‘애매한’ 나이층인 시니어 여성 전용 브랜드도 이달 21일 첫선을 보였다. 이랜드그룹은 40∼60대 여성들을 겨냥해 국내 의류업체로는 최초로 시니어 브랜드 ‘몬티니’를 내놓았다. 본래 2007년부터 일부 아웃렛 매장 등에서만 자체 브랜드(PB)로 판매하던 이 브랜드는 불황으로 전반적인 여성 패션 판매 위축에도 불구하고 유독 연간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보여 아예 정식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됐다. 중장년층 여성들의 취향을 반영한 니트 정장 등이 주력 상품이다.

이랜드 임미경 여성복 사업부 실장은 “시니어층은 향후 패션업계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연령대”라며 “백화점 수입 상품에 견줄 만한 좋은 품질로 시장을 선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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