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슬러 한국시장 돌풍

  • 입력 2009년 4월 6일 02시 53분


美본사 파산위기 불구

렉서스 제치고 5위로

크라이슬러코리아가 미국 본사의 파산 위기에 굴하지 않고 국내 시장에서 판매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5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크라이슬러코리아는 지난달 410여 대를 판매해 렉서스를 제치고 판매 순위 5위로 뛰어올랐다. 이 같은 판매량은 역대 월간 최고 판매실적인 2007년 6월의 404대를 넘어선 것으로 올해 2월(236대)에 비해서도 73%나 증가한 수치다.

아직 최종 집계되진 않았지만 렉서스도 3월 판매량이 2월(283대)보다 크게 늘었지만 400대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라이슬러코리아는 2월에도 지난해 국내 수입차 판매 대수 1위였던 일본의 혼다자동차를 제치고 6위를 차지한 바 있다. 지난달 수입차 판매 1∼4위는 모두 독일차였다.

크라이슬러코리아의 ‘약진’에 대해 수입차 업계에선 “엔화 강세로 일본차가 판매 물량을 줄이고 가격을 인상한 데 따른 반사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GM대우자동차가 미국 GM의 파산 위기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판매량이 50% 가까이 감소했고 크라이슬러 본사의 판매량 자체도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단순히 ‘반사효과’로만 볼 수 없다는 시각도 많다.

가장 큰 요인은 공격적인 가격정책인 것으로 보인다. 크라이슬러코리아는 올해 들어 판매 위축으로 쌓인 재고를 떨어내기 위해 판매마진을 거의 제로 수준으로 낮췄다. 최소한의 운영비 정도만 남기고 파격적인 할인 공세를 편 것이다. 크라이슬러코리아 관계자는 “지금 같은 비상 상황에서는 통상적인 할인행사로는 안 된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딜러와 회사 모두 당분간 수익을 생각하지 말자는 데 공감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렉서스나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에 비해 약한 브랜드 파워에 본사의 파산 위기까지 겹치면서 오히려 전 임직원이 똘똘 뭉쳐 생존을 위한 싸움을 하고 있다는 게 내부 분석이다. 낮은 시장점유율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투자로 업계 최고 수준의 영업망과 서비스망을 구축해 ‘고객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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