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랑 봄바람에 IT도 빙~글

  • 입력 2009년 3월 24일 03시 04분


사방으로 소리 퍼지고 모니터 회전… ‘360도 본능’ 제품 잇단 출시

‘전면(前面)에서 전면(全面)으로.’

최근 등장하는 전자제품의 추세를 한마디로 요약한 말이다. 앞면만 보이는 ‘180도 제품’에 싫증을 느낀 까다로운 소비자들에게 ‘360도 본능’의 새로운 전자제품이 관심을 끌고 있는 것.

과거 ‘가로 본능’의 전자제품이 평면 공간에서 기능을 확장했다면 이들 제품은 입체적인 공간을 활용한다. 위아래와 전후좌우의 구분 없이 모든 방향으로 확장한 ‘360도 본능’ 제품의 차별화된 기능과 재미를 앞세운 구애가 뜨겁다.

○ 시야가 넓어지니 기능도 360도로 확장

로지텍코리아의 ‘Z-5 전 방향 스테레오 스피커’는 한 방향으로만 소리를 보내는 기존 스피커의 고정관념을 깼다.

일반적인 스피커는 소리를 발생시키는 부품인 스피커 드라이버가 앞을 향하고 있지만 이 제품은 앞뒤 양방향으로 소리가 퍼져나가도록 하는 ‘포워드 & 백워드 파이어링 드라이버’ 기술을 적용했다. 스피커를 방 한가운데에 놓아도 사용자의 위치에 관계없이 360도 방향에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옥션 스카이프의 회의용 스피커폰 ‘씽(Xing)’도 360도 기능을 강조한다.

이 제품은 각도와 관계없이 5m 내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동일하게 전달해 준다. 이에 따라 테이블에 올려놓고 둥글게 둘러앉아 회의를 할 때 한쪽의 음성이 정확히 전달되지 않는 불편을 없앴다.

360도 회전하는 모니터도 나왔다.

중소 가전업체인 에이스힌지텍이 지난해 선보인 모니터 받침대(AAH-01B1)는 3개의 회전 부위를 이용해 액정표시장치(LCD) 화면을 자유자재로 꺾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의사가 모니터의 X선 화면을 환자에게 보여주거나 계산대에서 점원이 결제된 내용을 고객에게 확인시켜 줄 때 유용하다.

샤프전자의 ‘RD-CR3000 전자사전’은 액정화면을 회전시킨 뒤 반으로 접을 수 있어 영화를 보거나 전자책으로 활용하기 좋다.

한국닛산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인피니티 FX’와 ‘인피니티 EX35’는 차량 주변의 360도 방향을 모두 화면으로 볼 수 있는 주차보조시스템 ‘어라운드 뷰 모니터(AVM)’를 장착했다.

앞뒤는 물론이고 좌우 사이드미러 밑에 각각 180도를 볼 수 있는 어안(魚眼) 렌즈를 달아 주차나 후진을 할 때 화면을 통해 마치 차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주변의 상황을 볼 수 있어 편리하다.

○ 고객에게 즐거움 주는 ‘360도 본능’

‘360도 본능’은 앞모습만 보는 데 질린 디지털족(族)을 만족시켜 주는 ‘펀(fun) 정보기술(IT)’을 추구한다.

소니코리아가 내놓은 MP3플레이어 ‘롤리’는 일반적인 제품이 앞면에 부착된 액정 위주로 작동했던 것과 달리 기기 자체가 움직이는 일명 ‘춤추는 MP3플레이어’다.

양쪽에 위치한 발광다이오드(LED) 램프와 함께 제품의 팔, 어깨, 휠 등 각각 2개씩 6개 부위가 음악에 맞춰 다양한 움직임을 연출한다. 동시에 제품 양 끝에 수평으로 장착된 스피커로 360도 모든 위치에서 입체적인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한국후지필름의 ‘파인픽스 F100fd’는 최근 인기를 얻은 얼굴 인식 디지털카메라에 360도 기능을 넣은 제품. 기존의 얼굴 인식 디지털카메라가 얼굴 정면만 인식했다면 이 제품은 위아래 방향이 바뀐 얼굴이나 옆얼굴까지 인식해 사진을 찍는다.

디지털렌즈교환식(DSLR) 카메라도 LCD 액정화면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제품이 등장하고 있다. 파나소닉코리아의 ‘루믹스 G1’은 액정화면이 좌우 180도, 전후 270도 회전이 가능하다.

소니코리아의 ‘알파 350 DSLR’는 액정화면이 상하로 움직이는 틸트 기능을 넣어 다양한 앵글로 사진을 찍는 즐거움을 준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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