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Gift]시승기/아우디코리아 ‘A5 콰트로’ BMW ‘320

  • 입력 2009년 2월 12일 02시 55분


쿠페-스포츠 세단 한몸이 되다 ‘아우디 A5’

디젤 승용차 그 진화의 최첨단 ‘BMW 320d’

아우디코리아 ‘A5 콰트로’

경쟁 회사에 비해 쿠페 모델이 부족했던 아우디코리아가 뒤늦게 ‘A5 콰트로’를 들여왔다.

A5는 사실 세단인 ‘A4’의 쿠페형 모델이지만 좀 더 변신의 폭을 확대해 아예 A5라는 다른 이름을 붙여버렸다.

잘 빠진 A4를 더욱 손질해 스포티한 디자인으로 다듬었기에 해외에서 평론가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반응은 좋은 편이라고 한다. A4에 비해 넓어 보이는 차폭과 납작 엎드린 모습은 공격적으로 보인다. 헤드라이트에 들어간 발광다이오드(LED) 주행라이트는 A4의 물결모양 헤드라이트와는 달리 직선형태로 강인함이 느껴진다.

뒷모습도 세단형과는 확실한 차이를 내며 쿠페라는 사실을 강조하는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이미지는 문이 2개라는 사실만 제외하면 세단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다. 4도어 쿠페들보다 오히려 덜 쿠페스럽다고나 할까.

실내는 A4와 거의 흡사하다. 각종 스위치의 디자인과 간결해진 인테리어, 절제된 무늬목과 크롬이 조화가 돋보인다. 특히 버튼들의 조작 감성과 손에 닿는 촉감이 이상적이다.

전동식 주차 브레이크 스위치, 시동 스위치와 함께 정차 시 브레이크를 자동으로 잡아주는 홀드 어시스트 시스템 등 대형 럭셔리 세단에만 들어가던 장비들도 운전의 즐거움을 높여준다.

시트는 몸과 접촉하는 부분에 마찰력이 높은 알칸타라 가죽 재질이 들어간 점이 세단형과 차이점이다. 덕분에 몸과 시트가 착 달라붙는 느낌이 난다.

A4와 마찬가지로 현가장치(서스펜션)를 세단, 스포츠카, 또는 나만의 세팅으로 조절할 수 있는 ‘드라이빙 실렉트’ 기능이 들어가 있는데 주행할 때 체감되는 서스펜션 조절의 폭은 A4보다 더 크게 다가왔다.

드라이빙 실렉트 시스템은 서스펜션뿐만 아니라 운전대의 조향감과 변속기의 반응까지 동시에 조절한다. 이로 인해 콰트로의 단점이던 무딘 핸들링 반응이 신형 A4에서부터는 경쾌하게 바뀌었는데 A5는 더욱 드라마틱한 반응을 보였다.

세단형에 비해 낮아진 무게중심과 스포티한 핸들링 세팅으로 인해 운전대를 돌릴 때 가볍게 앞머리부터 돌기 시작해 후륜까지 깔끔하게 턴이 이뤄진다. 커브길을 진입해보면 후륜 쪽이 약간 가볍게 느껴지면서 빨려들 듯이 전륜이 휙 하고 돌아가고서 후륜구동 스포츠세단을 운전하는 기분이 났다.

엔진은 최고출력 211마력으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6.9초. 제원상 최고속도는 시속 210km에서 제한된다.

가격은 6250만 원으로 A4에 비해 1000만 원 정도 높은데 과연 그 가격 차이만큼의 기능이 A5에 들어갔는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달린다.

BMW ‘320d’

국내 디젤 승용차 시장은 높은 연료소비효율과 파워풀한 주행 성능을 내세워 능동적인 판촉을 벌이고 있는 프리미엄 수입브랜드들이 주인공이 되어버린 느낌이다. 국내 브랜드들의 디젤 시장 점유율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그나마 명맥을 잇고 있는 실정이랄까.

유럽에서 인기 높은 프리미엄 디젤 모델인 BMW ‘320d’가 마침내 국내에 소개됐다. 독일에서 만난 3시리즈 중 절반 이상이 320d일 정도로 BMW의 대표적인 모델이다.

320d는 기존 모델에서 마이너 체인지를 거쳐 얼굴이 약간 달라졌다. 전조등과 테일램프에 식별이 용이한 차폭등용 LED가 달렸고 보닛의 주름도 2개에서 4개로 확대되어 키드니 그릴부터 전면유리까지를 4분할한 형상으로 좀 더 멋을 부렸다. 덕분에 측면에서 보는 3 시리즈는 좀 더 볼륨감 있어 보인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가 이어지려하는 형상은 언뜻 보기에 아우디 싱글프레임의 영향을 받은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는 서로 강력한 경쟁관계에 있으면서 독창성을 내세우고 있지만 내면으로는 서로 벤치마킹하는 부분도 없지 않다. 인테리어는 디젤 모델답게 경제적인 면을 많이 고려한 탓인지 심심한 느낌을 준다. 유로화의 급등으로 국내 판매가격이 높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는 인상이다.

최고 출력은 177마력으로 같은 2.0L 배기량의 가솔린 모델보다 오히려 21마력이 높다. 특히 최대 토크는 1750∼3000rpm 구간에 35.7kg·m가 나오기 때문에 가속감은 출력 차이보다 더 크게 느껴진다. 가솔린 엔진이 설 자리는 어디란 말인가.

측정장비로 계측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8.0초로 제원과 똑같이 나왔다. 그러나 최고속도는 시속 220km 이상 올라가지 않았다. 제원상은 228km로 돼 있다.

연비도 흡족하다. 시속 100km로 정속주행할 때 L당 20km 안팎이다. 시내 주행도 12∼13km 수준이어서 공인 연비 15.9km가 허풍으로 보이진 않았다.

출력과 연비가 가솔린 모델에 비해 좋지만 핸들링 면에서는 불리한 점이 보인다. 320d는 320i보다 공차중량이 110kg 무거운 1520kg이고 늘어난 몸무게가 주로 엔진룸에 집중돼 있어서다.

운전대를 돌렸을 때 차체의 앞머리가 기민하게 움직이는 스포츠세단 특유의 느낌이 떨어지고 과격한 조작을 시도하면 언더스티어 경향이 가솔린 모델보다 빨리 나타났다. 또 경쟁 모델에 비해 엔진음이 큰 것도 아쉬웠다.

석동빈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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