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초-송파 “역전세난 언제 있었지?”

  • 입력 2009년 2월 9일 03시 14분


《회사원 최모(45·서울 강동구 명일동) 씨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전세 아파트를 구하려던 계획을 포기했다. 올해 초 최 씨는 1억8000만∼2억 원대 99m²(30평) 아파트를 구하려고 했지만 최근 전세금이 2억5000만 원 이상으로 훌쩍 뛰었기 때문이다. 최 씨는 “좀 더 빨리 집을 구했어야 하는 건데…. 전세금이 더 떨어질 줄 알았다”고 후회했다. 강남 서초 송파구 등 서울 강남지역의 전세금이 오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7∼12월) 대규모로 공급된 입주 물량이 대부분 해소된 데 따른 현상이다.》



○ 1억 원 이상 훌쩍 올라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남 전세금은 지난달 중순부터 오르기 시작했다. 서초구는 1월 셋째 주(0.03%)부터 올랐으며 지난주에는 0.22% 상승했다.

강남구도 1월 마지막 주에 0.04%, 지난주에 0.02%가 각각 올랐다.

송파구는 이보다 이른 1월 둘째 주(0.39%)부터 올랐으며 지난주에는 1.47% 오르는 등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금풍공인 관계자는 “인근 106m²(32평) 아파트 전세금은 지난달 초 2억5000만 원이었지만 급하게 내놓은 물량이 대부분 계약되면서 이달 들어 3억 원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서초구 반포동 S공인 관계자도 “지난해 12월 입주를 시작한 반포자이는 116m²(35평) 전세금이 3억 원까지 내려갔지만 지금은 4억 원 수준”이라며 “아주 낡은 아파트를 제외하고 비슷한 크기의 2억 원대 전세아파트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동 뉴엘스공인 관계자는 “2억 원까지 내려갔던 106m²(32평)짜리 새 아파트가 요즘 3억6000만 원 선으로 올랐다”며 “전셋집 물량이 줄어들면서 세입자들은 너도나도 집을 얻으려고 애쓰는 반면 집주인들은 느긋해져 역전세난이 심각했던 지난해 하반기와 정반대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강북지역은 지난주 은평(―0.71%) 중(―0.37%) 노원구(―0.22%) 등 대부분이 내렸다.

○ “7월 말을 노릴 수도”

부동산전문가들은 강남에 조만간 새로 입주하는 대단지가 없는 데다 이사철이 다가오고 있어 전세금이 계속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뱅크 신경희 선임연구원은 “강남은 교육여건이 좋아 새 학기를 앞두고 수요가 많아지는 반면 물량은 한정돼 당분간 전세금이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강남 부동산중개업소들에 따르면 강남의 전세금이 저점을 찍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강북지역 거주자 가운데 올해 들어 강남으로 옮기려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이 때문에 2분기(4∼6월) 초까지 전셋집을 구해야 한다면 가급적 서두르는 것이 좋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은 “이미 가격이 많이 상승해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빨리 집을 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3분기에 이사할 예정이라면 7월 말 입주를 시작하는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반포(2444채) 물량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부동산114 김규정 부장은 “래미안반포가 입주를 시작하면 일시적으로 인근 전세금이 조정을 받을 수 있다”면서도 “물량이 지난해 송파구 잠실동에 쏟아져 나온 2만여 채의 10%수준인 만큼 상대적으로 가격 하락폭이 적고 조정도 단기에 그칠 수 있으므로 3, 4월쯤 미리 집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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