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한국 기업들

  • 입력 2009년 2월 6일 02시 59분


요즘 LG디스플레이의 경기 파주 공장과 경북 구미 공장은 사실상 100% 가동 상태다. 상반기 중 파주에 8세대 라인을, 구미에 6세대 라인을 신설 또는 증설하면 생산량은 더 늘어난다. 대만의 AUO나 CPT, 일본의 샤프 같은 주요 경쟁업체가 투자 계획을 포기하거나 연기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LG디스플레이의 선전(善戰)은 지속적 경영 혁신과 연구개발(R&D) 투자, 꾸준한 고객관리로 생산성과 신뢰도를 높인 데 힘입은 것이다. 회사 설립 후 한 차례도 분규를 겪지 않을 만큼 노사 협조체제도 탄탄하다. 공장이 활기를 띠면서 주변 음식점이나 상가는 불황을 모른 채 지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한다.

세계적 경기침체 속에서도 빛나는 한국 기업이 적지 않다. 세계 D램 반도체업계 5위인 독일의 키몬다가 파산하고 3위인 일본 엘피다 메모리가 공적자금 신청을 검토하고 있어 1, 2위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의 시장점유율은 더 높아질 것이다. 현대·기아자동차는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미국 시장에서 대형 자동차업체로는 유일하게 판매량을 늘렸다. 포스코는 품질 규격이 엄격한 일본 도요타자동차에 고급 자동차 강판을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 경제를 둘러싼 우울한 지표가 잇따라 나오고 있지만 외국인들은 꾸준히 한국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이들의 ‘바이 코리아’는 원화 가치가 높아지면 환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글로벌 위기가 한 고비를 넘기고 세계 경제 질서가 재편될 때 한국 간판 기업들의 경쟁력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국가와 기업의 우열승패(優劣勝敗)가 가려질 때 우리 기업들이 ‘승자의 잔치’에 참여하려면 진취적으로 위기를 뚫고 나가는 기업가 정신과 경영 품질 노사관계 혁신을 통한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 내로라하는 해외 글로벌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대규모 해고를 하는 와중에서 한국 주요 기업은 인위적 감원을 자제하고 있다. 우리 기업을 보는 노동계의 인식이 바뀌어야 할 것이다.

사회 전체가 기업인이 애국자라는 생각으로 기업 활동을 격려해야 한다. 세계 경제위기에서 반(反)기업 정서를 부추기거나 기업의 발목을 잡는 행위는 철부지나 하는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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