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이후 환율, 3대변수에 달렸다

  • 입력 2009년 1월 24일 02시 56분


금융권 달러수급 불안-기업실적 악화-北 돌출행동 가능성

가이트너 ‘강달러 정책’ 발언… 어제 1390원 마감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이틀째 오르며 달러당 1390원 선까지 상승(원화가치 하락)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환시장 관계자들도 설 연휴 이후 환율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 좀처럼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90원 오른 1390.9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3.0원 오른 1381.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1399.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날 환율은 ‘강(强) 달러 정책’을 시사한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 내정자의 발언으로 장 초반에 상승세를 탔고, 증시에서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팔면서 더 올랐다고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환율이 1400원 선에 육박하자 일부 수출업체가 달러를 내다 팔았고 당국의 속도조절 개입으로 추정되는 달러 팔자 주문이 나오면서 1390원 선에서 장을 끝냈다.

외환 전문가들은 당분간 외환시장이 △국내 금융회사들의 달러 차입 △국내 기업들의 실적 △북한의 도발 가능성 등 국가 리스크 변수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은행 등의 달러 차입 상황은 나아지고 있지만 정부와 한국은행이 은행권에 공급한 달러 자금의 만기가 2월부터 시작된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회사들의 달러 자금 수요는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을 활용하면 충분히 넘길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기업 구조조정이 예고된 상황에서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원화 가치 하락을 압박할 수도 있다. 최근 강경 발언을 내놓고 있는 북한의 돌출행동 가능성이 국가 리스크를 높이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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