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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1월 20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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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매각 입찰 공고 이후 5개월간 이어졌던 대우조선 매각 작업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20일 재계와 한화그룹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이번 주 중 산은이 발표할 예정인 대우조선 공동매각위원회 및 이사회 결정에 앞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미 산은이 한화그룹의 협상안을 사실상 거절한 만큼 매각위원회에서도 ‘극적인’ 결론이 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한화그룹은 대금지급조건 완화(분할 매입), 선실사 후본계약 등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한화그룹 고위 관계자는 19일 “산은이 여전히 ‘양해각서(MOU)에서 토씨 하나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이번 협상은 사실상 결렬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승연 회장이 13일 계열사 방문을 이유로 일본으로 출국한 것도 한화그룹의 이런 방침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재계의 관측이다. 김 회장은 설날 이후 귀국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한화그룹은 포기 의사를 먼저 밝히는 대신 매각 협상 결렬로 가닥을 잡아갈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이 산은의 결정에 앞서 ‘포기’ 선언을 할 경우 이행보증금 3000억 원을 고스란히 날릴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산은의 입장이 결정되면 한화도 이사회를 열어 이행보증금 3000억 원을 어떻게 처리할지 논의할 것”이라며 “협상이 결렬되면 산은 측에도 책임이 있으므로 법적 대응을 통해 이행보증금의 일부라도 되찾기 위한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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