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차 방수 덮개로 쓰는 천으로 만든 프라이타크(Freitag) 가방은 스위스 방문자들 사이에서 인기 쇼핑 품목으로 꼽힌다. 가격은 개당 15만∼40만 원. 가죽이 아닌데도 비싸게 팔리는 셈이다.
이 가방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도 특이하다.
스위스 취리히에 거주하는 그래픽 디자이너 마르쿠스와 다니엘 프라이타크 형제는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했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비를 자주 맞았던 이들 형제는 방수가 되면서도 단단한 가방이 필요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들의 아파트 앞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화물차들의 알록달록한 덮개 천에서 영감을 얻었다. 이들은 화물차의 방수 덮개 천을 주요 소재로 하고, 자동차 안전벨트로 가방 끈을 붙인 뒤 자전거 타이어 튜브를 이용해 마감처리를 한 프라이타크 가방을 상품으로 만들고 회사를 세웠다.
가방을 만든 첫해인 1993년 이 가방은 불과 40개 팔리는 데에 그쳤다. 하지만 스위스 젊은이들이 화려한 색상과 독창적이며 환경친화적인 프라이타크 가방에 열광하면서 판매가 급격하게 늘어 2007년에는 16만 개가 판매됐다.
1년에 이 가방을 만드는 데에 사용되는 재료만 해도 방수천이 200t, 자전거튜브가 7만5000개, 안전벨트가 2만5000개나 된다. 원재료 조달이 원활하지 않아 대량 생산에 걸림돌이 됐을 정도다. 프라이타크 형제는 이를 역이용해 제품을 디자인별로 소량 생산해서 고객들이 프라이타크 가방을 수집하는 데에도 흥미를 느끼게 했다.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매장도 제품만큼이나 독특하다.
프라이타크 형제는 취리히 중앙역 뒤편에 버려진 컨테이너 17개를 쌓아서 높이 26m의 매장을 열었다. 청소년들이나 환경에 관심이 있는 패션 전문가들이 취리히를 관광할 때 프라이타크 매장 방문은 필수 코스로 꼽힌다.
김상묵 KOTRA 취리히 KBC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