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무역수지 ‘불황형 흑자’ 낸다

  • 입력 2009년 1월 3일 02시 57분


수출증가 둔화되지만 원자재값-유가 하락으로 수입 큰폭 줄듯

지난해 무역수지가 130억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무역수지 적자는 외환위기 원년인 1997년(84억 달러 적자) 이후 처음이다.

올해는 원자재 및 유가 하락으로 수입액이 줄면서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6년 연속 두 자릿수로 증가해 왔던 수출증가율이 올해 한 자릿수로 떨어지고 수입도 대폭 줄어드는 등 ‘불황형 흑자’가 예상된다.

지식경제부는 2일 ‘2008 수출입 동향 및 2009년 수출입 전망’ 자료를 통해 지난해 수출 4224억 달러, 수입 4354억 달러로 130억 달러 무역수지 적자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지난해 수출과 수입은 2007년보다 각각 13.7%, 22.0% 늘었다.

정재훈 지경부 무역정책관은 “지난해 상반기(1∼6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관련 수입액이 (2007년에 비해) 603억 달러나 늘었다”며 “적자가 130억 달러에 그친 것은 주력 품목의 수출이 좋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지경부는 원자재 가격 안정에 힘입어 올해 무역수지는 119억 달러 흑자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은 4267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1.0% 늘어나고 수입은 4148억 달러로 4.7% 줄어들 것으로 집계했다.

올해 수출은 선박류, 가전, 일반기계, 섬유류 등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지경부 당국자는 “중소 조선사들은 경기 침체의 영향을 곧바로 받지만 대형 조선사들은 이미 2, 3년치 물량을 수주해 놨기 때문에 올해 선박류가 가장 큰 수출 호조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윤호 지경부 장관은 이날 시무식에서 “수출은 우리 경제의 희망이자 활로”라며 “수출만이 살길이라는 점을 지식경제부 모든 직원이 명심하고 업무 우선순위 1번에 올려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의 약 40%를 차지할 정도로 수출 의존도가 높다. 따라서 수출이 둔화되면 경제성장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고용 사정도 어려워진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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