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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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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석유화학-시멘트 부문도 칼바람 예고
2009년 국내 산업계는 ‘대수술’이 불가피하다. 금융당국은 모든 업종에 대해 구조조정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어 경영난이 가중되는 많은 기업이 퇴출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과 중소 조선업처럼 이미 구조조정이 예정된 업종뿐 아니라 자동차 반도체 석유화학 시멘트 등 거의 모든 업종이 구조조정의 칼바람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 및 건설사는 이미 정부와 은행권이 기업의 재무상태를 따져 선별 퇴출시키기로 방침을 정한 상태. 퇴출 위기에 몰려 있는 기업은 대부분 신생 또는 중소기업이다. 이들은 금융 지원을 제때 받지 못하면 언제든 파산할 수 있는 기업으로 정부의 구조조정 의지에 기업의 생사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신규 수주가 급격히 줄어들고 금융기관에서도 지원을 받기 어려운 일부 신생 조선소들이 특히 위험하다”고 진단했다. 미분양 등 주택경기 침체가 올해에도 해소되지 않는다면 비(非)주택 부문에서 수익을 못 내는 건설사들도 대거 퇴출 위기에 빠질 공산이 크다.
소비침체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자동차 업계도 올해 상당 폭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우선 하도급 부품업체 중 상당수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자동차 부품업체와 일부 완성차 업체에 유동성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교보증권 송상훈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재무 여력이 있는 현대차 이외의 완성차 업체에 납품을 많이 한 자동차부품 업체는 상반기에 자금난을 겪을 수 있다”며 “2, 3차 하도급 업체 중에는 20%가량이 구조조정이나 퇴출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자동차 내수판매는 지난해보다 10% 안팎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1월의 국내 신차 판매량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도체 업종은 하이닉스반도체를 시작으로 이미 자산매각과 비용절감 등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반도체 가격은 세계경기 둔화로 지난해 4분기에 40%가량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종은 수출여건이 악화된 데다 산업 특성상 원가를 줄이는 데도 한계가 있다”며 “대형 업체가 투자를 줄이면 반도체 장비나 부품 업체들은 사람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석유화학부문도 고전을 각오하고 있다. 자동차 및 건설경기 악화로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 여기에 수출시장도 중국에 편중돼 있어 세계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질 경우 일부 업체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건설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는 시멘트 업종도 구조조정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