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스코 협력업체중 ‘넘버원’

  • 입력 2008년 11월 7일 02시 57분


이수페타시스 공장 직원이 인쇄회로기판(PCB)이 도금되는 과정을 꼼꼼하게 지켜보고 있다. 이 회사 최진오 기획팀장은 “두꺼운 기판에 미세한 구멍을 뚫은 후 정교하게 도금하는 기술에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 제공 이수페타시스
이수페타시스 공장 직원이 인쇄회로기판(PCB)이 도금되는 과정을 꼼꼼하게 지켜보고 있다. 이 회사 최진오 기획팀장은 “두꺼운 기판에 미세한 구멍을 뚫은 후 정교하게 도금하는 기술에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 제공 이수페타시스
■ 전자제품 핵심 인쇄회로기판 생산 ‘이수페타시스’

네트워크 장비에 집중… 전세계서 기술력 인정

6일 오후 대구 달성군 논공읍 ‘이수페타시스’ 공장.

작업장의 문을 열자 미세한 구멍과 가느다란 회로가 복잡하게 얽힌 고다층(高多層) 인쇄회로기판(PCB)이 눈에 띄었다. 직원들은 PCB를 하나씩 검사하고 있었다. PCB는 회로 설계에 따라 전선을 깐 기판(基板)이다. 각종 전자부품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전자제품의 핵심 부품 중 하나로 꼽힌다. 모든 전자, 정보기술(IT) 제품에 쓰이는데 기판을 여러 개 쌓아 붙일수록 기술력이 높은 제품이다.

라벨에 적힌 납품처는 세계적인 네트워크 장비회사인 미국의 ‘시스코’로 이수페타시스의 최대 고객이다.

○ 시스코가 꼽은 최고 협력업체

시스코는 매년 1000여 곳의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생산성, 품질, 납기, 기술적합성 등 11개 부문에 걸쳐 심사해 가장 뛰어난 업체를 선정한다. 이를 다시 종합평가해 ‘최고의 협력업체’를 뽑는다.

1997년부터 시스코에 고다층 PCB를 납품한 이 회사는 2006년부터 3년 연속 품질 부문 최고 후보에 올랐다. 올해도 후보에 올라 홍정봉(54) 이수페타시스 대표는 지난달 2일 미국에서 열린 시상식에 초청 받았다.

홍 대표는 “내심 기대했던 품질 부문 1위를 놓쳐 처음에는 꽤 낙담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상식 마지막에 최고의 협력업체 수상 업체로 이수페타시스가 발표됐다. 홍 대표는 귀를 의심했다. 자리에 참석한 많은 기업인도 놀랐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IT 기업이 이수페타시스를 주목한 순간이었다.

역대 ‘최고 협력업체’로 선정된 기업은 IBM(2006년), 소니(2002년) 등 다국적 거대 기업이 많다. 이수페타시스는 이번 수상으로 기술력을 비롯한 종합적인 생산능력을 인증 받은 셈이다.

홍 대표는 “수상 후 미국 유명 컴퓨터 제조 기업들의 계약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미국 경기 침체로 기업들의 수요량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거래 기업이 늘어나 매출에는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특화 전략으로 경쟁력 확보

이수페타시스는 네트워크 장비에 집중한 특화 전략으로 경쟁력을 갖췄다.

신제품이 빠르게 나오는 휴대전화용 PCB를 생산하려면 공정을 자주 변경할 수밖에 없다. 안정적으로 납품할 수 있는 휴대전화 생산 모(母)기업이나 계열사가 있지 않으면 생산효율이 떨어진다.

이수페타시스는 2004년 제품이 크고 변동성이 덜한 네트워크 기기 쪽에 집중하기로 하고 휴대전화, 액정표시장치(LCD)용 PCB는 자회사를 만들어 분리시켰다. 지난해 네트워크용 고다층 PCB를 대량생산할 수 있도록 생산 라인도 바꿨다.

일련의 생산제품 합리화 작업이 끝나자 곧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9억3700만 원이던 영업이익이 올해는 3분기(7~9월)까지 53억9000만 원으로 뛰었다.

홍 대표는 “앞으로 항공기 부품용 PCB와 슈퍼컴퓨터용 PCB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구=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주식회사 이수페타시스

br clear=all>

▼ 1972년 2월

회사 설립

▼ 1996년 4월

이수그룹에 편입

▼ 2003년 10월

증권거래소상장

▼ 2004년 10월

자회사 ‘이수엑사보드’ 설립

▼ 2007년 12월

AS9100 인증획득으로 우주항공 기용 PCB 시장 본격 진출

▼ 2008년 10월

미국 시스코로부터 ‘Supplier of the year’ 수상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