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코스피지수는 뉴욕증시 급등 소식에 개장하자마자 5% 이상 오르며 단숨에 1,000 선을 돌파했고 오전 9시 34분에는 79.17포인트(7.92%) 상승한 1,078.33까지 올랐다. 코스닥지수도 8% 이상 올라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하지만 C&그룹의 워크아웃설과 함께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 달러통화스와프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는 루머가 증시를 강타하면서 오후 들어 주가는 폭락했다. 오후 1시 46분에는 코스피200선물시장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사이드카는 선물이 코스피시장에서 전일 종가보다 5% 이상(코스닥시장은 6%) 상승 또는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되면 프로그램 매매호가의 효력을 5분간 정지시키는 제도. 서킷브레이커는 현물시장과 선물시장에서 모두 발동되는데 선물시장에서는 선물이 전날 종가 대비 5% 이상 오르거나 하락하고 이론가 대비 괴리율이 3% 이상 되는 상태가 1분간 지속될 때 매매를 5분간 중단시킨다. 현물시장에서는 코스피나 코스닥 지수가 전날보다 10% 이상 하락하는 상태가 1분간 지속되면 주식 거래를 20분간 중지시킨다.
코스피는 오후 2시 14분에 920.35까지 내렸지만 하락폭이 점차 줄어 결국 전날보다 30.19포인트(3.02%) 하락한 968.97로 마감됐다.
이날 코스피의 일중 변동성(고가에서 저가를 뺀 값을 고저가의 평균으로 나눈 뒤 100을 곱한 수치)은 15.81%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날까지 10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였던 외국인은 이날 88억 원어치를 순매입했다.
C&그룹은 계열사뿐 아니라 거래 은행들의 주가까지 줄줄이 폭락했다.
C&상선, C&우방, C&우방랜드, C&중공업, 진도에프앤 등 C&그룹 계열사는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C&그룹의 거래 은행과 관련된 우리금융지주, 대구은행, 신한금융지주도 하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기업은행, 외환은행, KB금융지주 등 다른 은행주도 가격제한폭까지 내렸다.
아시아 증시는 등락이 엇갈렸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뉴욕 증시 폭등과 금리 인하 가능성으로 엔화 가치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7.74% 폭등했다. 홍콩 항셍지수도 0.84% 오른 채 거래를 마감했다.
반면에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기업들이 부진한 3분기(7∼9월) 실적을 발표함에 따라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2.94% 하락했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7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 전날보다 40.8원 떨어진 1427.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원-엔 환율은 오후 3시 현재 전날보다 100엔당 65.07원 급락한 1471.89원으로 떨어졌다.
국회에서 정부가 마련한 은행 외화채무의 지급보증 동의안이 통과된 데다 외국인이 순매입으로 돌아서면서 달러 매수세가 꺾인 것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396원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이후 저가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1420원 선에서 하락을 멈췄다.
채권시장은 은행권의 유동성 문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혼조세를 보였다. 이날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4.71%로 전날보다 0.01%포인트 올랐지만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2%포인트 내린 4.54%로 마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박용 기자 parky@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