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코 거래는 공짜 롤렉스시계 미끼로 시골총각 후린 사건”사건

  • 입력 2008년 10월 29일 11시 44분


'마을 이장이 공짜 롤렉스시계로 시골 총각을 후린 사건'

키코 피해 기업들이 씨티 SC제일 신한 외환은행 등 13개 유명 은행들을 상대로 낸 법률 소송에 비유적 이야기가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29일 '환헤지 피해 공동대책위원회'가 법무법인 로고스를 통해 법원에 제출한 '옵션계약 효력정지가처분신청' 소장에는 중소기업이 키코에 가입해 피해를 보게 되는 과정이 시골 노총각이 만물상을 하는 마을 이장으로부터 롤렉스시계를 구입하는 이야기로 비유돼 있다.

제법 재산은 있지만 혼기를 놓친 순진한 시골 노총각(중소기업).

만물상을 하는 마을 이장(은행)으로부터 '값이 싼 롤렉스 시계(키코)가 있는데 이 시계가 있으면 저절로 색싯감이 생길 것'이라며 롤렉스를 사라는 요구를 받는다.

노총각은 혼담은 물론이고 동네 대소사를 관장하는 이장에게 밉보일 수 없어 이장이 말하는 물건을 구경하지만 시곗줄이 없어 손목에 차고 다닐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이는 키코 상품은 환율이 일정 범위 아래로 내려갈 경우(녹아웃) 계약이 무효가 돼 환손실을 피할 수 있는 기능이 없음을 비유한 것.

이장은 그래도 명품 시계 주인이 되면 좋지 않겠느냐(제한된 구간에서 환 위험 회피 효과가 있는 것)고 총각을 달래면서 공짜로 롤렉스시계를 줄 테니(제로 코스트) 한 가지 조건(녹인)을 달자고 제안했다.

실현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마을 한가운데 매우 높은 시계탑(환율급등)이 생겨 손목시계의 필요성이 적어지는 상황(환차익 발생)이 발생하면 시계탑 높이 10m마다 롤렉스 손목시계를 1개씩 달라는 것.

총각은 시골마을에 무슨 시계탑이 생기겠느냐는 생각에다, 군수와 자주 만나는 마을 이장이(환율변동에 대한 정보의 독점) 군수 재임기간에 시계탑 같은 큰 공사를 일으킬 예산이 없다고 말했다며 호언장담하니(환율급등에 대한 위험인식 방해) 롤렉스를 사지 않을 수 없었다.

그 후 총각은 어떻게 됐을까. 순진한 총각은 마을 처녀들에게 롤렉스를 자랑하지도 못했는데 마을 한가운데 덜컥 시계탑이 생겨 10m, 20m, 30m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계속 올라가는 바람에 거덜이 나게 됐다.

법무법인 로고스는 소장에서 "키코 거래의 내막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비유를 들게 됐다"면서 "마을 이장이 공짜를 내세우며 은근슬쩍 순진한 총각으로부터 온전한 롤렉스의 조건부 예약권(콜옵션)을 받아내는 방식으로 수출 기업들이 키코의 덫에 걸려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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