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사랑해요 러시아” 정성 쏟는다

  • 입력 2008년 10월 27일 02시 58분


구본무 회장 등 CEO 잇단 방러… 신뢰마케팅 활기

현지화 제품 ‘콤비 냉장고’ 대박… 매출 10% 늘듯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한국과 러시아 간 자원외교 차원의 경제협력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그동안 러시아 시장에 공을 들여온 LG그룹의 ‘러시아 마케팅’이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LG그룹은 26일 “LG전자 LG화학 LG상사 등 3개 주력 계열사의 지난해 러시아 시장 총매출액은 14억 달러(약 2조160억 원)”라며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속에서도 올해 러시아 시장 매출은 작년보다 10% 이상 늘어난 15억5000만 달러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런 성장세는 ‘가능성이 큰 러시아를 LG의 핵심 비즈니스 파트너로 만들겠다’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을 비롯한 최고경영자(CEO)들의 강한 의지에서 비롯된 측면이 많다.

LG CEO들의 올해 러시아 방문 횟수는 구 회장 2회, 김반석 LG화학 부회장 3회, 구본준 LG상사 부회장 2회, 남용 LG전자 부회장 1회 등 모두 8회에 이른다.

LG의 한 임원은 “그룹 회장과 핵심 계열사 CEO들이 특정 국가를 이처럼 집중 방문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러시아와 신뢰관계를 쌓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지난달 글로벌 기업의 CEO들을 자신의 별장에 초청해 간담회를 가지면서 한국 기업인 중 유일하게 구 회장을 초대한 것도 LG의 이런 노력에 대한 보상의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LG 측은 “브랜드 인지도를 조사해 보면 러시아 국민 10명 중 9명이 ‘LG 브랜드’를 알고 있을 정도로 LG는 ‘러시아 국민의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공 비결 중 하나는 러시아 고객의 기호에 맞춘 제품을 개발하는 현지화 전략이다.

대표적 제품이 바닥 면적은 적게 차지하고 음식 저장 공간은 최대화한 ‘키 크고 날씬한 콤비 냉장고’. LG전자 관계자들은 “러시아의 주거 환경이 소형 아파트가 많다는 점에 착안했는데 러시아 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렸다”고 말했다.

LG화학의 PVC 창호도 이중, 삼중으로 공기 유입을 막고 단열 성능이 좋아 러시아 소비자의 호평을 받고 있다. LG화학 측은 “2005년 500만 달러였던 연간 매출이 올해 5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10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