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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13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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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국의 흥망’의 저자이자 역사학자인 폴 케네디(사진) 미국 예일대 교수가 “미국은 당분간 쇠퇴하지만 하룻밤 사이에 모래처럼 무너져 내릴 제국은 아니다”라고 내다봤다.
케네디 교수는 12일 영국 선데이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이 군사적 과잉 팽창과 과도한 재정적자로 약해지겠지만 이런 이유만으로 세계의 경제적, 군사적 균형이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이동한다는 강대국 흥망 주기설을 꺼내기에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오스만제국 합스부르크 왕가 대영제국 등의 강대국이 무너지는 데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렸다”면서 “강대국들은 패배 모욕 파산 등의 상처를 입으면서도 오랫동안 그 지위를 유지한 채 그대로 간다”고 말했다.
예컨대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는 14개의 언어를 구사하는 군대를 거느렸고, 대영제국은 런던 금융가와 많은 해군기지를 보유했다. 미국의 백업(보완)시스템은 전 세계 생산의 20%, 전 세계 군사지출의 50%를 각각 차지하고 최고 수준의 대학에서 엄청난 연구개발 투자를 하는 등 엄청난 수준이라고 케네디 교수는 평가했다.
단명한 20세기 제국들인 나치 독일, 일본, 옛 소련 등은 이 같은 백업시스템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곧 몰락했다며 떠오르는 강대국들은 기존 강대국을 대체할 방법을 몰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달러화의 가치 하락은 장차 미국의 몰락을 예고하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통화는 일반적으로 강대국 자신의 위상보다 약간 앞서 움직인다는 것이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