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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9월 12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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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2t 정도의 콩을 불려 두부로 만듭니다. 모두 국내산이거나 중국에서 계약 재배한 유기농 콩입니다.”
최근 방문한 충북 음성군의 풀무원 두부공장. 장용길 생산팀장을 따라 24개의 거대한 탱크가 있는 침지실(浸漬室)로 들어갔다. 콩을 불리는 곳이다. 장 팀장은 “침지실은 항상 섭씨 15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이 온도에서 14시간 동안 콩을 불려야 가장 맛있는 두부를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철 서늘한 침지실과 달리 철문 하나를 사이에 둔 옆방의 기온은 30도까지 올라간다. 이곳에선 불린 콩을 90도 이상으로 끓인 뒤 두부를 굳히는 작업을 한다. 장 팀장은 “요리나 찌개용으로 쓰이는 두부는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 잘게 으깬 뒤 다시 누르는 과정을 거친다”고 말했다.
지난해 두부 시장의 규모는 연간 4500억 원. 이 가운데 포장두부 시장이 2300억 원이다. 두부업계는 매년 5%씩 꾸준히 성장해 온 포장두부 시장의 성장속도가 앞으로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풀무원이 포장두부만으로도 충분히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1984년 국내 최초로 포장두부를 대량 생산해 판매하기 시작한 풀무원은 이 분야 업계 1위. 하지만 요즈음 후발 업체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풀무원은 매년 2, 3개의 신제품을 개발해 두부시장 점유율 1위를 확고히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실제로 풀무원은 지난달 기존 두부의 개념을 바꾼 대용식 두부 ‘소이데이’를 내놓았다. 한 끼 식사를 대신할 수 있는 이 두부는 반찬이 아닌 주식(主食)으로, 두부시장 자체를 넓히는 역할을 했다. 이에 앞서 7월에는 해양심층수를 간수로 쓴 ‘국산콩 옛맛 두부’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효율 풀무원 부사장은 최근 “2013년까지 두부 사업으로만 30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올해는 1450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시장 진출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미국 법인인 ‘풀무원 와일드우드’의 제품을 유럽으로 수출해 올해 330억 원으로 예상되는 해외 매출을 2013년까지 600억 원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음성=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