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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8월 19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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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에 상장돼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매매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Exchange Traded Fund)가 최근 인기를 끌고 있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한 가지 종류의 ETF에만 집중 투자하고 있다.
ETF가 본격 도입된 지 1년 정도밖에 되지 않아 투자자들의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보수적인 투자자에게 알맞은 투자처인 ETF는 코스피200 등 특정 주가지수의 수익률을 따라가게끔 설계된 상품으로, 수수료가 거래대금의 0.5% 선으로 낮고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이용해 편리하게 매매할 수 있다. 일반 주식형 펀드는 연간 투자금액의 1.5∼2.5% 정도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
전문가들은 ETF도 일반 펀드와 마찬가지로 ‘분산 투자’의 원칙을 지키면 투자 위험을 줄이고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는 모두 30종. 중국, 일본, 브라질 증시를 추종하는 해외 ETF도 상장돼 있고, 삼성투신운용은 미국 지수를 추종하는 미국ETF 상장을 검토 중이다.
○ 분산투자 전략을 세워라
ETF가 국내 투자자들에게 알려지면서 ETF의 설정규모는 지난해 6월 약 8000억 원에서 이달 초 4조 원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투자 규모 증가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다양한 ETF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7월 거래량 기준으로 대표지수 ETF가 전체 ETF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6.72%였고, 섹터(업종) 및 스타일 ETF의 거래량은 4%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ETF를 활용하면 수익률을 높이고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대표지수 ETF를 핵심으로 놓고, 섹터, 스타일, 해외 ETF를 일부 포함하는 ‘핵심+위성’ 전략을 구사하라는 것. ETF는 수수료가 낮기 때문에 여러 ETF에 분산 투자해도 내야 하는 수수료가 적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상반기에 ‘핵심+위성’ 전략에 맞춰 대표지수 ETF를 ‘핵심’으로 자산의 50%를 투자하고, 반도체 섹터 ETF와 자동차 섹터 ETF를 ‘위성’으로 각각 25% 투자했다면, 대표지수 ETF에만 100% 투자했을 때보다 수익률이 2.98%포인트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투자금액의 20∼30%는 스타일 ETF에, 변동성이 더 큰 섹터 ETF에는 10∼20% 투자하라고 권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박승훈 연구원은 “대표지수 ETF를 중심으로 가치나 배당 ETF와 섞으면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섹터, 스타일 ETF는 ‘위성 ETF로’
투자자들이 주목할 ‘위성 ETF’는 섹터, 스타일 ETF 등이다.
은행,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특정 섹터에 투자할 수 있는 섹터 ETF로 ‘KODEX증권’, ‘TIGER미디어통신’, ‘KOSEFBanks’ 등이 상장돼 있다. 섹터 ETF는 KRX증권업종지수, KRX조선업종지수 등 코스피시장의 각 업종지수를 추종한다.
일반적인 주식형 섹터펀드에 비해 섹터 ETF는 반도체, 증권, 조선 등으로 업종이 더 세분돼 있다.
또 중대형성장주, 대형가치주 등 특정 스타일의 종목에 투자할 수 있는 스타일 ETF가 있다. 스타일 ETF는 추종하는 지수별로 수익률과 위험 차이가 뚜렷해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5년간의 수익률을 비교했을 때 웰스고배당20과 블루칩 ETF는 코스피200보다 고수익-저위험이라는 특성을 보였고 중소형가치 ETF는 상대적으로 고수익-고위험을 나타냈다.
박 연구원은 “특히 섹터 ETF는 특정 업종 주식들의 변동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섹터에 대한 분석과 시장에 대한 전망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