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독립경영 한달 “혼란 없지만…”

  • 입력 2008년 7월 31일 02시 55분


삼성그룹이 31일로 계열사 독립경영체제를 시작한 지 한 달을 맞는다.

삼성의 이 같은 독립경영 ‘실험’에 대해 ‘큰 혼란 없이 적응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와 ‘아직 연착륙에 성공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함께 나오고 있다.

삼성은 이달 1일 ‘회장-전략기획실-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 세 축이 중심이 됐던 ‘삼각 편대’ 경영체제를 정리하고 계열사 독립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그룹의 핵심 의사 결정권도 매주 수요일 열리는 사장단협의회에 넘겨졌다. 협의회 내에서 계열사 간 투자 및 사업 중복을 조정하는 권한은 투자조정위원회, 브랜드 관리 및 발전 방안 등은 브랜드관리위원회가 각각 맡았다.

출발은 불안했다. 새 경영체제에서 삼성을 대외적으로 대표하는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은 2일 독립경영체제 이후 첫 사장단협의회에서 삼성의 현주소를 ‘복합적 위기상황’이라고 진단할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 한 달간 삼성의 경영체제에 대해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 혼란은 없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등 주요 계열사의 CEO들이 삼성에 오래 몸담고 있으면서 그룹 현안을 꿰뚫고 있어 경영 안정에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의 앞날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한 달 동안 큰 돌발 변수가 없었기 때문에 과거처럼 전략기획실을 중심으로 기민한 의사결정을 내릴 기회가 많지 않았다”며 “위기 대응능력 등은 시간을 두고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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