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 → 투자 감소 → 경기하강 뚜렷”

  • 입력 2008년 7월 11일 03시 13분


강만수 재정 “경제흐름 더 나빠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10일 ‘경기 하강 국면이 분명할 뿐 아니라 하강세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강만수 재정부 장관도 “우리 경제 어느 곳을 둘러봐도 좋은 트렌드(추세)가 없다”면서 “전반적인 경제 흐름이 위기 국면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재정부는 이날 내놓은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한국 경제는 내수부진을 중심으로 경기 하강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기와 관련해 5월 그린북에선 “경기 하강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했다가 지난달에는 “경기 하강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경기가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게 재정부의 판단인 셈이다.

실제 6월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와 곡물가격 상승으로 지난해 6월에 비해 5.5% 올랐다.

물가가 뛰면서 5월 소비재 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 늘어나는 데 그쳤다. 4월의 소비재 판매액 증가율(5.7%)보다 증가 폭이 크게 둔화된 것이다. 5월 설비투자 규모도 반도체 장비와 관련된 투자가 줄어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 감소했다.

5월 경상수지는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서비스 수지가 개선됐지만 유가 상승으로 상품수지 흑자규모가 크게 줄어들면서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 연속 적자였다.

이런 경제상황과 관련해 강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중앙언론사 경제부장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정상적인 국가라면 성장률보다 투자증가율이 높아야 하는데 한국은 투자증가율이 마이너스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경기 하강이 심화되면서 소비자들은 앞으로 경기나 생활 형편, 소비지출 수준이 더 나빠질 것으로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통계청이 내놓은 6월 소비자전망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기대지수는 전달보다 5.4포인트 낮아진 86.8로 집계돼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다. 2004년 12월의 86.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비자기대지수는 4월 100.4에서 5월 92.2로 급락한 뒤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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