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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1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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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입찰시장 점유율 1위,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콘돔을 생산하는 국내 중소기업 ‘유니더스’ 얘기다. 이 회사 앞에는 ‘작지만 강한 기업’, ‘한 우물만 파는 기업’ 등의 수식어가 붙는다.
“앞으로 브랜드 홍보를 강화해 소비자가 우리 제품을 선택하도록 하겠습니다.”
9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유니더스 본사에서 만난 김성훈(41·사진) 사장은 이렇게 각오를 밝혔다. 김 사장은 40년 가까이 콘돔만 생산해 온 부친 김덕성(67) 회장에게서 2년 전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유니더스는 유엔 등 국제기구와 각국 정부가 구매하는 콘돔의 30%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국내 시장 점유율도 65%나 된다.
김 사장은 “수많은 테스트를 통과해야 하는 국제 입찰시장에서 1위라는 것은 품질이 1위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유니더스가 만든 콘돔은 북한을 포함해 세계 100여 개 국가에 수출되고 있다. 전체 매출의 70% 이상이 수출을 통해 이뤄진다.
이 때문에 유니더스는 마케팅을 별로 하지 않았다. 하지만 ‘젊은’ 김 사장은 회사를 한 단계 성장시키려면 다양한 마케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 사장은 “이제 콘돔도 소비자가 품질과 디자인을 따져보고 브랜드를 직접 선택할 때”라고 강조했다.
유니더스는 국내 소비자에게 가까이 다가서기 위해 최근 제품 포장에 만화 ‘광수생각’을 넣었다.
국내외에서 품질을 인정받고 있지만 제품의 부가가치가 낮은 건 고민거리다.
김 사장은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콘돔을 생산하는 설비를 수출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설비가 같더라도 품질 노하우는 따라잡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에서다. 유니더스는 나이지리아 등에 콘돔 생산 설비를 수출했고, 남미 국가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유니더스는 또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일일이 손으로 하던 제품 검사를 올해 말까지 100% 자동화하기로 했다.
김 사장은 “외국 방문 때 검색대에서 내 가방을 열면 콘돔이 쏟아지지만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며 “소비자들도 콘돔이 피임기구가 아니라 병을 예방하는 의료기기라는 생각으로 당당하게 선택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