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자! 강북 구도심

  • 입력 2008년 4월 3일 03시 00분


정부 “재개발-재건축 통한 공급확대”에 관심 높아져

《‘찬밥’ 취급을 받던 서울 강북권의 구(舊)도심이 ‘직주근접형’의 새로운 주거지로 관심을 끌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최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신도시보다 도심에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며 도심 활성화 정책을 분명히 밝혔기 때문이다. 직주근접형 주거지란 서울 강남권과 같이 직장과 주거 시설이 가까워 출퇴근 시 교통이 편리하고, 쇼핑몰 등의 생활편의 시설 이용도 쉬운 곳을 뜻한다. 실수요자로서는 대규모 업무시설과 생활 편의시설이 함께 조성되는 서울 종로와 을지로, 동대문 주변의 신규 아파트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부동산114의 이미영 팀장은 “단순히 서울 도심 한복판에 공급되는 물량이 아니라 상업시설과 생활 인프라 등이 복합적으로 조성되는 곳의 분양 물량이 유망하다”고 조언했다. 》

○ 을지로, 대표적 ‘직주근접 주거지’ 개발

서울 도심의 대표적인 업무지구인 중구 을지로동 일대에는 이미 업무시설과 주거시설 개발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 8월 을지로 2가에는 연면적 17만 m²로 최고 148m 높이의 오피스빌딩인 ‘청계 스퀘어가든’이 착공됐다. 인근의 동국제강빌딩 용지에도 30층 규모의 대규모 오피스 빌딩이 들어선다.

오피스 빌딩 주변에는 두산중공업이 올 4월에 ‘101 파인 애비뉴(PINE AVENUE)’를 착공한다. 연면적 12만9791m²에 최고 31층의 오피스 빌딩 1개동(棟)과 주상복합 아파트 2개동이 지어진다.

노후한 건물들과 오피스가 뒤섞인 서울 중구 다동과 종로구 청진동 일대도 개발 속도가 붙고 있다.

부동산개발회사인 YG코퍼레이션은 서울 중구 다동 156 일대에 올해 말경 지상 23층 규모의 오피스 빌딩을 착공할 예정이다.

부동산개발업체의 한 관계자는 “광화문 교보생명빌딩 뒤편의 종로구 청진 2, 3지구도 고층 건물을 짓기 위한 개발 계획이 이미 세워졌다”며 “노후한 음식점들이 즐비한 청진동 일대에 사무실과 주거시설이 함께 들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 동대문-왕십리 ‘패션 클러스터’와 연계

서울 동대문운동장 주변 역시 도심권 개발의 ‘핵(核)’으로 부상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19일 동대문운동장을 철거한 자리에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파크(DDP)’를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주변의 총 59만2000m²의 땅에 2012년까지 패션업체와 호텔 및 컨벤션센터 등을 유치해 명실상부한 ‘패션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것.

동대문 주변은 다른 개발 호재(好材)도 풍부한 편이다. 지하철 1호선 청량리 민자역사 개발에다 전농답십리, 이문휘경 뉴타운 등과도 가깝다.

도심 개발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대규모 주거단지인 왕십리 뉴타운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변에 동대문 패션 클러스터가 있을 뿐 아니라 지하철 5개선 환승역이 될 왕십리역에 올 하반기(6∼12월) 대규모 쇼핑몰이 문을 열 계획이다.

하지만 도심 한복판에 들어서는 주거 단지가 모두 쾌적한 주거 환경을 갖추기는 쉽지 않다. 늘어난 거주 인구를 수용할 만큼의 도로와 학교, 공원 등의 생활 인프라가 제대로 확충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미영 팀장은 “개별 사업자들이 사업성만을 고려해 분양이 잘되는 주거 시설로만 건물을 짓다 보면 도심 복합개발의 의미가 퇴색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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