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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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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반도체 D램은 1996년과 2001년 큰 침체기가 있었는데 최근의 불황은 공급 과잉 문제로 3년 넘게 어려움을 겪었던 1996년 상황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1996년의 침체기는 D램 반도체의 전년 대비 가격 하락률이 60∼65%에 달하면서 1998년까지 이어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D램 가격 하락률도 51%에 이르렀다”며 “올해 들어 낸드플래시 가격마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불황 장기화에 대한 걱정이 더욱 커졌다”고 밝혔다.
낸드플래시 가격은 8Gb(기가비트) 멀티레벨셀(MLC) 기준으로 지난해 8월 9.02달러를 기록한 뒤 계속 떨어져 지난달 2.98달러까지 폭락했다.
하이닉스반도체가 1일 자체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30%(매출액 기준 약 7000억 원 규모) 감축하기로 전격 결정한 것도 공급량을 조절해 이 같은 가격 하락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본보 2일자 B1면 참조
하이닉스 관계자는 “하이닉스의 감축 물량이 낸드플래시 세계 생산량의 5% 수준에 해당하기 때문에 시장에 주는 의미가 작지 않다”면서도 “그러나 다른 업체가 그만큼 공급량을 늘려버리면 ‘반도체 치킨 게임’은 좀처럼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치킨 게임’은 가격 하락 상황에서도 생산량을 계속 늘리는 출혈 경쟁을 의미한다.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는 올해 4분기(10∼12월)에는 하이닉스 등의 물량 감축이 시장에 반영돼 낸드플래시의 공급 과잉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