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아커야즈 인수에 복병

  • 입력 2008년 4월 1일 02시 53분


2대 주주 “우호지분 40% 확보… 새 이사진 선임”

STX그룹이 세계 2위 크루즈선사인 노르웨이 아커야즈 인수를 앞두고 2대 주주의 ‘반란’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31일 STX그룹과 외신에 따르면 이달 초 아커야즈 지분 10.19%를 확보해 2대 주주에 오른 노르웨이 조선사 하브야드는 4월 1일 열리는 아커야즈 임시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이사진을 선임하려는 자사(自社) 계획에 찬성하는 우호 지분이 40%에 이른다고 밝혔다.

페르 세비크 하브야드 회장은 “아커야즈 지분을 보유한 노르웨이 조선사들이 하브야드가 아커야즈 경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잇달아 위임장을 써줬다”며 “지분 39.2%로 최대 주주인 STX보다 의결권이 높아진 만큼 임시 주총에서 제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다.

하브야드는 그동안 새로운 이사 선임을 위해 임시 주총을 소집하는 등 경영 참여 의지를 강력히 표명해 왔다.

이에 따라 최근 유럽연합(EU) 산하 유럽위원회(EC)로부터 아커야즈 임시주총의 의결권을 승인 받아 최종 인수 가능성이 높아졌던 STX는 새로운 고비를 맞게 됐다. 이에 대해 STX 측은 “아커야즈 지분을 보유한 노르웨이 조선사들의 지분이 대부분 1%대인 상황에서 하브야드가 불과 한 달 사이에 우호 지분을 30%가량 확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STX는 하브야드의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STX 내부에서는 하브야드가 현지 언론에 ‘우호 지분설’을 흘려 주가를 올린 다음 나중에 주식을 팔려는 전형적인 ‘치고 빠지기 식’ 전략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반면 노르웨이를 비롯한 유럽 조선업체들이 연합전선을 펴서 STX의 아커야즈 인수를 막으려는 시도라는 분석도 있다.

STX 관계자는 “임시 주총에서 하브야드와 표 대결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STX도 우호 지분이 있는 만큼 경영권을 쉽게 빼앗기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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