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민소득 4만달러 되려면 기술혁신 가로막는 규제 완화를”

  • 입력 2008년 2월 16일 02시 56분


美 IBM 브루스 헤럴드 전략마케팅 총괄 부회장

“1829년 증기기관차가 발명됐지만 이로 인한 경제적 이익은 전혀 없었습니다. 정부가 교통 금융 등 분야에서 규제를 없애고 새 제도를 만들고 나서야 증기기관차로 인한 부(富)가 창출됐습니다.”

세계적인 컨설팅 기업인 미국 IBM의 브루스 헤럴드(사진) 전략 마케팅 총괄 부회장은 15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이뤄진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국이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를 열려면 무엇보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헤럴드 부회장은 “정부가 일을 하지 않으면 기업의 혁신적인 발명이 부를 창출하지 못하는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정부는 규제를 완화하되 특히 더 좋은 제도를 만드는 ‘사려 깊은(thoughtful)’ 정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시대 변화를 반영한 교육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21세기는 세계 어느 곳에서라도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갖추되,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함께 해법을 찾을 줄 아는 인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대통령 당선인이 영어 공교육 강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안다”며 “글로벌 경제에 편입되기 위해서 영어 교육 강화는 필수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국 기업이 혁신을 실행하려면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해야 한다는 점도 역설했다. 특히 핵심적인 가치를 본사(Headquarters)가 가지되 나머지 기능은 세계 어디든 가장 효율적인 곳에 두는 이른바 ‘글로벌 통합 기업(Globally Integrated Enterprise)’을 강조했다.

올해 시장 및 사업 전망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았다.

헤럴드 부회장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인한 어려움이 3분의 1 정도밖에 지나가지 않았다고 본다”며 “IBM은 앞으로 지금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생각하고 투자와 지출을 면밀히 살피며 (비용 감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보통신 혁명 다음 단계는 무엇이 주인공이 될 것이냐는 질문에는 “생명공학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퍼듀대 산업공학과를 거쳐 하버드대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취득한 그는 보스턴컨설팅그룹, 노스웨스턴대 경영대학원(Kellogg) 교수, 보스턴치킨 최고경영자(CEO)를 거쳐 1995년부터 IBM의 미래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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