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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2월 16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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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서는 주택경기만 나쁜 것이지, 경기 침체를 시사하는 증거가 별로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대세는 침체론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경기 침체가 시작되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남의 나라 사정을 내 속 보듯 알 수는 없는 것이어서 그들 다수 의견(이른바 컨센서스)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그나마 실수를 줄이는 길일 것이다.
다수 의견대로 지난해 12월에 경기 침체가 시작되었고 그것이 짧고 얕은 경량급 침체여서 올해 하반기(7∼12월)에 회복세로 돌아선다면 미국 주식시장은 어떤 행보를 보일까. 경기 침체를 무슨 대단한 흉물 보듯 하는 암울한 분위기와는 달리 주가는 조만간 상승세로 반전할 수 있을 것이다.
전후 미국의 8차례 경기 침체 때 주가는 항상 경기 저점 이전에 먼저 바닥을 쳤다. 평균적으로 경기 저점에 4개월 앞서 주가 저점이 나타나고 있는 것.
물론 이번 경기 침체가 예상과 달리 1년여에 걸친 비교적 긴 편에 속한다면 주가 바닥은 자연스레 하반기로 넘어가게 된다. 어찌 됐든 주식을 상투에서 절묘하게 팔지 못했다면 이제는 시간과의 싸움에 들어선 셈이다.
길게 봐서 투자 성과가 갈라지는 것은 바로 이때다. 우선 위험 감내도가 떨어지는 투자자들부터 감정적이고 신경질적인 매매 행태가 빈발하게 된다. 결과는 물론 최악이다. 반면 당장의 곤경보다 미래를 보는 느긋한 투자자들에게 지금의 손실은 진정한 손실이 아니다.
이런 차이는 어디서 비롯되는 걸까. 그것은 타고난 성향보다는 현재 주식투자 규모가 과연 투자자 자신에게 적정한 수준인가 하는 데 달려 있다.
지난 5년간 국내 투자자들은 주식 보유 비중을 급속히 높여 왔다. 분명 스스로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지나치게 늘린 투자자들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뉴욕 증시 때문에 밤이 두려워 졌다면 잠이 올 만할 때까지 주식을 줄여야 한다. 그게 본인한테 맞는 주식 비중이다.
주가 하락이 결코 반가울 리는 없지만 자기 그릇의 크기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로 삼는다면 그나마 얻는 것도 있는 셈이다.
강성모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