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박소현(26) 씨는 지난해 11월 미국계 과일수입회사인 ‘돌 코리아(Dole Korea)’에 입사했다.
그가 취업에 성공한 것은 한국무역협회 산하 무역아카데미의 ‘무역 마스터 과정’을 밟은 게 주효했다.
박 씨는 “무역 마스터 과정은 철저히 실전 위주로 진행돼 입사하자마자 현장에 투입됐다”며 “필리핀 농장에서 바나나 파인애플 등 열대과일을 수입하며 ‘무역역군’의 꿈을 이뤄 기쁘다”고 말했다.
무역아카데미가 ‘무역 사관학교’의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8일 무역협회에 따르면 무역아카데미는 1995년 개설된 뒤 2007년까지 수료생 2104명 중 2072명을 취업시켜 99%의 취업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무역아카데미를 수료한 89명 중 64명이 동아제약, 이랜드, OB맥주, 영창악기 등 해외 거래가 활발한 대기업 또는 중견기업에 취업했다.
김학준 무역연수팀장은 “통상 수료 뒤 3개월 시점에서 취업률을 따진다고 볼 때 아직 일자리를 찾지 못한 나머지 수료생도 대부분 취업할 것”이라며 “6만여 곳의 무역협회 회원사 중 구인 의뢰를 한 회사에 수료생을 추천해 준다”고 말했다.
무역 마스터 과정은 9개월, 1800시간 동안 이뤄지며 △무역 계약, 무역 운송, 통관 관세 등 국제 거래 △환위험 관리, 파생금융상품 등 국제 금융 △마케팅 실전 연습 등 해외 마케팅 △컨테이너 항만 견학 등 현장 교육 등이 포함돼 있다.
또 매일 4시간 동안 외국인 강사가 영어 프레젠테이션과 무역회화 등을 지도하며, 2회 이상 결석하면 퇴교시키는 ‘스파르타식 교육’으로도 유명하다.
역대 수료생 중에는 폐쇄회로(CC)TV 제조회사를 창업해 ‘수출 500만불 탑’을 받는 등 성공한 사람도 적지 않다.
무역아카데미는 2월부터 11월까지 무역마스터 과정을 밟을 100여 명을 31일까지 모집한다. 전문대졸 이상이면 지원할 수 있다. 수강료가 380만 원으로 ‘청년 실업자’에게는 다소 비싼 게 흠이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