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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월 1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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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왕-투자자 통화 목격
“직접 연락해도 좋다.”
지난해 12월 28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재계 총수와의 간담회에서 “정부가 어떻게 하면 기업이 투자를 하겠다는 건지 제시해 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의 출발점을 기업의 투자 확대라고 보고 정부가 최선을 다해 이를 뒷받침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이 당선인이 기업인들에게 수시로 직접 대화하자는 뜻을 전한 것은 지난해 4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방문할 당시 국왕이 기업인들과 직접 통화하는 것을 목격하고 이를 벤치마킹한 것.
지난해 4월 10일(현지 시간) 이 당선인은 두바이를 방문해 셰이흐 모하메드 국왕을 만나 40분간 대화를 나눴다. 그는 모래바람만 불던 두바이를 10년 만에 ‘중동의 진주’로 만든 모하메드 국왕의 ‘창조적 리더십’에 깊은 관심을 표했다.
당시 이 당선인이 “청계천 복원을 하겠다고 하니 다들 나보고 ‘어리석다(stupid)’고 했다”고 하자 모하메드 국왕이 “나 또한 ‘미친(crazy)’ 사람 취급받았다”며 공감대를 이루기도 했다.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던 중 국왕의 개인 휴대전화 벨소리가 울렸다. 고충을 털어놓는 외국인 투자가였다.
이 당선인의 측근은 “당시 이 당선인은 기업 투자를 이끌어 내기 위해 한 나라의 지도자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직접 보고 크게 감명을 받았다”며 “재계 총수들에게 ‘직접 연락해도 좋다’고 말한 것은 일시적인 립 서비스가 아니라 당선인의 의지가 반영된 표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선인은 최근 임태희 비서실장에게도 “오전 1∼4시를 빼놓고는 언제든지 전화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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