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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1월 2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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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의 후발주자 격인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 삼성증권 등 ‘전통의 명가(名家)’들을 제치고 주가에서 연일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31일 실적발표와 함께 가격제한폭까지 올랐고 1일에도 4.72%(8000원)가 더 올라 증권주 가운데 최고가인 17만7500원으로 마감했다.
증시 투자 열풍으로 증권사들이 자금유치와 영역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누구도 절대강자를 장담하지 못하는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 저마다 “내가 1등” 춘추전국 증권업계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22일 대우증권을 제치고 시가총액 2위로 올라선 뒤 열흘 만에 시가총액을 2조 원 가까이 불렸다. 현재 시가총액 6조5870억 원으로 1위(7조1850억 원)인 삼성증권을 바짝 뒤쫓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 회사가 펀드 판매 호조로 기대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을 주가 상승의 원동력으로 꼽는다.
주가에서는 미래에셋증권, 시가총액에서는 삼성증권이 업계 선두에 올라 있지만 기준을 달리하면 강자가 바뀐다.
6월 말 현재 자기자본순위에서는 대우증권이 2조1580억 원으로 1위다. 대우증권은 이날까지 실적을 발표한 증권사 가운데 7∼9월 매출이 1조1520억 원으로 가장 많다.
고객예탁자산 순위에서는 133조1000억 원을 유치한 삼성증권이 1위다. 8월 말 현재 지점 수는 현대증권이 132개로 가장 많고, 임직원 수는 4869명인 대우증권이 가장 많다.
○ 은행도 대기업도 눈독…낮아지는 진입장벽
선두 다툼 못지않게 중소 증권사들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 당국이 증권업 신규면허를 내주기로 했고,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이 다가오면서 은행과 대기업들도 증권업 진출에 눈독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두산그룹과 유진그룹, 현대·기아자동차그룹 등이 증권사를 인수했거나 증권업 진출 의사를 밝혔다. 국민은행과 기업은행도 증권사 인수전에 뛰어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솔로몬저축은행이 KGI증권을 인수하면서 저축은행으로는 처음으로 증권업계에 진출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예대마진 수익이 줄어들면서 수익을 다변화할 필요가 생긴 은행이나 시장에서 원활한 자금조달을 노리는 대기업의 증권업 진출은 당연한 현상”이라며 “선수가 많아지면 경쟁이 치열해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 확대되는 시장 적응이 생존의 관건
이처럼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중소형 증권사들은 결국 투자은행(IB)을 지향하는 대형 증권사에 인수합병(M&A)돼 증권업계의 시장 재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한국 시장의 규모로 볼 때 증권사 수가 적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증시 시가총액이 한국의 3.4배인 영국의 증권사 수가 990여 개, 15.2배인 미국이 5000여 개인 데 비하면 한국은 50여 개로 적은 편이다.
한국투자증권 이철호 연구원은 “선진국의 예를 보면 중소형 증권사도 나름대로 생존할 여지는 있지만 ‘그들만의 시장’에서 수익을 올릴 뿐”이라며 “새로운 시장환경에서 수익영역을 어떻게 개척하는지가 존망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증권사 부문별 1위 | |
| 시가총액 | 삼성증권 7조1850억 원(1일 현재) |
| 자기자본 | 대우증권 2조1580억 원(6월 말 현재) |
| 주가 | 미래에셋증권 17만7500원(1일 현재) |
| 고객예탁자산 | 삼성증권 133조1000억 원(1일 현재) |
| 매출액(분기) | 대우증권 1조1520억 원(1일 현재) |
| 영업이익(분기) | 삼성증권 1167억 원(1일 현재) |
| 지점 수 | 현대증권 132개(8월 말 현재) |
| 임직원 수 | 대우증권 4869명(8월 말 현재) |
|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3월 결산법인의 회계연도 기준 2분기(7∼9월) 실적. 1일 현재 7∼9월 실적을 발표한 증권사 기준. (자료: 증권업계) | |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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