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기업 위한 컨설턴트 돼야”

  • 입력 2007년 9월 1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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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규제가 외국인들에게 여전히 까다로운 것은 사실입니다. 규제 방식을 단순화하면 외국인 투자를 더 많이 유치할 수 있지 않을까요.” 크리스 홀랜즈(사진) 주한영국상공회의소(BCCK) 회장은 10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 주한영국상의에서 가진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국의 법은 자주 개정되는 데다 ‘이것만 된다’는 식의 열거주의(positive) 방식을 택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가 큰 그림을 제시하고 그 안에서 운용하는 포괄주의(negative·금지된 것만 빼고 모두 허용)에 익숙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헷갈리기 쉽다는 설명이다.

그는 “영국은 금융 분야 빅뱅(big bang·대폭발)을 통해 대대적인 규제 완화에 나서 금융 강국이 됐다”며 “정부는 규제에 대한 기업들의 문의에 답변을 해 주는, 이른바 ‘라이트 터치(light touch)’를 하는 컨설턴트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에서는 조직 상하 관계가 분명하고 결재 단계가 복잡해 이런 문화로 개선되는 데 10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홀랜즈 회장은 “한국 사회가 외국 자본에 대해 좀 더 개방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시장은 외국인이 사업하기에는 힘든(tough) 나라입니다. 자국 상품에 대한 자긍심이 높고 애국심도 강한 한국 사람들의 특성은 한국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되기도 했지만 외국기업에는 힘든 요소이기도 합니다.”

홀랜즈 회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영국계 은행인 HSBC의 외환은행 인수 추진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언급을 삼갔다.

다만 “한국이 동북아 금융 허브라는 목표를 이루려면 규모가 큰 외국 자본의 드나듦이 자유로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월부터 BCCK 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2003년 스탠다드차타드은행 한국지사의 최고 업무집행책임자(COO)로 부임하면서 한국 생활을 시작했으며, 현재 SC제일은행의 준법감시 담당 부행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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