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정전사고 '설비 오작동' 결론

  • 입력 2007년 8월 22일 16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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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기흥 반도체공장 정전사고가 배전 관련 기기와 부품 등 설비 자체에서 발생한 에러 때문에 일어났다는 결론을 내렸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해당 설비 제조업체와 최종 원인 확인을 위한 합동조사를 실시중이나 원인 소재와 책임 범위를 놓고 서로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는 22일 "원인 규명을 위한 자체 조사 결과 한국전력에 책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우리회사 시스템 고장이나 관리 부실, 설비 노후화 등에 따른 인재도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배전 관련 설비에 문제가 생기면서 발생한 작동에러가 사고 원인이 됐을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과거 자동차 급발진 사고가 있었을 때 그 이유를 밝히기 어려웠던 경우처럼 '바로 이것'이라는 정확한 원인을 짚기 힘든 설비 자체의 오작동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삼성전자는 때문에 배전설비 공급업체와 공동조사를 추가로 실시하고 있으나 해당 업체는 "설비에는 결함이 없다"며 삼성전자가 내린 결론에 동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설비 제조사는 관련 분야에서 제품력과 인지도를 갖춘 해외 업체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이 업체를 상대로 비공식적으로 정전 피해 벌충을 위한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이 업체가 어느 정도 책임을 인정할 경우 적절한 선에서 피해금액을 배상받는 등 관련 절차를 마무리하고 최종 수습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매출액 규모에 비춰볼 때 정전 피해가 그렇게 크지 않은 상황에서 사고의 원인이 어디에 있었는지가 모호한 데다 이 업체가 설비 관련 주요 협력사로서 제품의 무결점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당 업체가 책임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우리와 끝까지 평행선을 그을 경우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내는 방안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하고 "삼성화재에 손해 보전을 위한 보험금 청구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인재는 없었다'는 입장 아래 사고에 따른 문책인사를 실시하지 않을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빠른 속도의 사고 수습을 통한 라인 정상가동으로 시장 신뢰를 이미 회복한 만큼 피해액 벌충 보다는 '정전사고 악몽에서 탈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그 점에서 당초 예상과 달리 사고 조사 결과를 공식 발표하는 수순없이 자체적으로 사고 수습에 종지부를 찍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일 기흥공장에서 발생한 정전 사고로 K2 라인 생산을 중단했다가 이튿날부터 정상 가동을 재개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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