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카페]현대車, 국민 실망 만회해야

  • 입력 2007년 6월 4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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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불거진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비자금 사건 여파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습니다. 국세청이 글로비스 등 4개 계열사에 이어 그룹의 핵심인 현대차와 기아차까지 특별 세무조사를 확대한 사실이 밝혀졌지만 비자금 사건을 마무리하기 위한 ‘절차적 성격’이 짙다고 합니다.

본보 3월 24일자 1면, 6월 1일자 A1면 참조
▶현대차 계열사 세무조사
▶현대-기아차 본사도 세무조사

현대차그룹은 지난 15개월 동안 검찰의 압수수색, 국세청 세무조사를 연이어 받으면서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었을 것입니다. 여기에 원화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제몫을 챙기기 위해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 노조, 대기업의 떳떳하지 못한 행동에 등을 돌린 국민의 비난까지 겹치면서 고립무원(孤立無援)의 처지였습니다.

현대차그룹 사태를 지켜본 국민의 심정도 씁쓸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현대차라는 기업이 어떤 기업입니까. 포니에서 쏘나타 싼타페로 이어지는 현대차의 ‘수출 신화’는 대한민국 경제가 커 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어쩌다 해외에 나가 ‘Hyundai’라는 마크를 볼 때마다 드는 뿌듯함과 자랑스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만큼 ‘현대차=한국’이라는 일체감으로 살아 온 것입니다.

기대가 크면 그만큼 실망도 크다고 했나요. 현대차를 둘러싼 일련의 사건으로 국민이 허탈함과 배신감을 느낀 것도 이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의 하나인 현대차그룹에 더는 돌만 던지고 앉아 있을 수만은 없어 보입니다.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이 그룹의 위상을 감안해도 이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다행스럽게도 그동안 부진을 면치 못하던 실적이 지난달에 작년 같은 기간보다 7.7% 개선되는 등 긍정적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 공장을 짓는 등 왕성한 해외투자 활동을 하는 것도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1조 원 사회 환원 계획의 세부 내용을 밝히고 투명경영을 약속하는 등 실추된 명예를 되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노사가 그동안 보여 준 구태와 문제점을 극복하고 다시 뛰면 국민에게 다시 사랑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현대차그룹의 긍정적 변신을 기대해 봅니다.

김창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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